정부가 최근 비정규직 87만명 급증 통계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왜곡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12월 중 국가통계위원회를 열어 통계 전반을 짚어보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국가통계위원회 출석회의가 개최되는 것은 처음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경제활력 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비정규직 통계 논란은) 국제노동기구(ILO)가 마련한 새로운 기준에 안착하기 위한 시범 적용 과정에서 나왔다”면서 “국가 통계에 대해 (새로운 기준을) 시도하는 것에 굉장히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갖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는 1년 전보다 86만7,000명 급증하며 역대 최대인 748만1,000명을 기록했다. 임금 근로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도 36.4%로 12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를 두고 정부는 “증가 폭 중 35만~50만명은 통계 조사 방식이 바뀐 영향”이라고 주장했지만, 통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왜곡 논란이 일었다.
국통위는 기재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한다. 13개 부처 장관 등 정부 측 14명, 민간위원 16명 등 총 30명으로 구성돼 있다. 통계 생산과 관련한 주요 안건을 심의 의결하는 기구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서 2년 반 동안 위원들이 직접 참석하는 출석회의가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다음 달 열리는 국통위에서는 통계 신뢰도와 객관성을 높이는 방안 등이 폭넓게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홍 부총리는 “통계가 주는 의미와 유의성의 한계 등을 함께 고려해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