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하던 특급호텔들이 어린이집으로 변신하고 있다. 가족형 패키지 상품 판매가 매년 30% 이상 증가하자 호텔이 아이를 하루 종일 돌봐주고 셰프가 이유식을 직접 만드는 등 ‘보모’ 역할에 나서고 있다.
6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아이를 호텔의 전문 키즈 프로그램에 하루 종일 맡기는 이용객이 늘고 있다. 자녀와 추억을 쌓는 동시에 부부의 휴식도 중시하는 젊은 부부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신라호텔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진행하는 ‘올데이 키즈캠프’는 제주신라호텔 레저 전문가 서비스 이용자 중 30%가 참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4~13세를 대상으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오전반, 오후반, 종일반 등 원하는 시간대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롯데호텔제주가 올 여름 진행한 ‘올데이 키즈캠프’도 이용고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이상 증가하며 가족 단위 투숙객 사이에서 호응을 얻었다. 롯데호텔제주 관계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하루 종일 아이를 맡길 수 있어 잠시나마 육아에서 벗어나길 원하는 부모 고객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키즈 캠프를 포함한 키즈 전용 프로그램의 인기에 올해 가족형 패키지 상품 판매량은 작년 보다 약 33% 증가했다”고 말했다.
놀이뿐만 아니라 간식부터 이유식까지 호텔이 알아서 챙겨주는 추세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키즈라운지에 마련된 스낵존에서 호텔 셰프가 만든 키즈 전용 메뉴와 음료를 제공한다. 키즈라운지는 키즈 패키지 투숙객 전용 공간으로 매년 여름·겨울 방학 시즌마다 운영하며 올 여름 키즈 패키지 판매는 지난해 대비 15% 증가했다. 제주신라호텔은 뷔페 ‘더 파크뷰’에서 제주도산 현지 식재료를 사용해 즉석에서 유아용 이유식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워커힐은 키즈 라운지 카페존에서 프리미엄 수제 이유식 ‘얌이밀’이 제공하는 이유식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벤트 존에서는 호텔 셰프가 선보이는 케이터링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밖에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지난 5월부터 주말 한정으로 클럽 라운지에 아이를 동반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클럽 라운지는 체크인과 체크아웃은 물론 조식 뷔페와 애프터눈 티, 다양한 술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칵테일 아워 등 차별화된 럭셔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에는 만 13세부터 이용 가능했지만 영유아를 동반한 젊은 부부 고객이 늘자 주말 한정으로 나이 제한을 없앴다. 호텔 관계자는 “호캉스에 익숙한 젊은 부부들은 가격을 조금 더 내더라도 프리미엄 서비스를 누리고 싶어한다”며 “가족 단위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추가하면서 올 들어 내국인 투숙 고객도 지난해보다 10% 증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