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1단계 합의 서명 임박...장소 선정이 관건

美·中 '고율관세' 단계철폐 합의

런던·스웨덴·스위스 등 유럽 유력

통상갈등을 풀기 위한 1단계 무역합의 조건과 서명 장소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상호 관세 철폐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양국 정상 간 서명이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7일 주례 브리핑에서 양국이 단계적 관세 철폐에 동의했다고 전하면서 “무역전쟁이 관세로 시작된 만큼 관세 취소와 함께 끝나야 한다”고 밝혔다. 양국은 단계적으로 똑같은 비율로 관세를 철폐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구체적인 규모는 추가 협의를 통해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은 지난달 10~11일 제13차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1단계 합의에 상당한 진전을 이룬 후 정상 간 서명을 위한 세부 협상을 진행해왔다. 중국은 협상을 통해 400억~500억달러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와 함께 환율조작 금지와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구체적 조치 등을 제시했으며 미국에는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 철폐 또는 완화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6일(현지시간) 내년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 탄핵조사에 직면한 상황을 감안해 중국은 신속한 합의가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기 위한 최선의 기회라고 보고 있으며 미국 측에 가능한 한 빨리 모든 관세를 없앨 것을 계속 압박해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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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양측이 단계적 관세 철회에 전격 합의하면서 남은 관문은 서명식 장소 선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는 미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서명을 하기 위한 장소로 10여곳이 논의되고 있으며 미국이 아니라 유럽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런던이 후보지 중 하나로 꼽힌다며 다음달 3~4일 이곳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뒤 미중 정상이 서명식을 가질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서명 장소로 아시아 국가도 거론되지만 스웨덴이나 스위스 등 유럽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미국 아이오와는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스위스 투자은행 UBS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 담당 이사 아트 캐신은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굴복하는 모양새로 보일 것을 우려해 미국에서 서명하기를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로이터는 중국의 경우 시 주석이 오는 10일 그리스를 방문하는 만큼 그리스를 서명지 후보로 제시했지만 복수의 미국 측 관계자들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고 보도했다.

미중 정상 간 서명은 당초 16~17일 칠레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었다. 그러나 칠레가 국내 시위 사태를 이유로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취소하자 양국은 다른 장소 물색 및 합의 조건 등을 놓고 논의를 이어가면서 서명이 다음달까지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관영 신화통신은 “해관총서와 농업농촌부가 미국산 가금육 수입금지 해제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보도하며 1단계 협상에 기대감을 높였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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