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가 국내 최초로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인 아마존닷컴과 장기 협력관계를 쌓기로 했다. 페이팔·에어비앤비·넷플릭스 등 각 분야 글로벌 1위 플랫폼 기업들과 잇달아 파트너십을 이끌어낸 데 이은 또 하나의 성과다. 국내 1위 카드사를 넘어 플랫폼 중심 회사를 지향하고 있는 신한카드가 넓은 고객 기반과 막강한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임영진 사장이 추진해온 ‘초연결·초확장·초협력’ 전략 실현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카드는 7일 아마존과 장기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앞으로 3년간 마케팅을 포함한 다양한 영역에서 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오는 15일부터 진행될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시즌부터 공동 고객을 대상으로 차별적인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장기협력 관계는 지난 2017년 6월 신한카드의 모회사인 신한금융그룹이 국내 금융사 중 처음으로 아마존과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은 것이 바탕이 됐다. 이후 신한카드는 아마존과 다양한 제휴 마케팅을 펼쳐왔다. 지난해에는 신한카드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신한페이판(PayFAN)’에 아마존 고객 전용 포털을 만들고 다른 카드사보다 더 높은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자사 고객을 위해 아마존 안에 한글 전용 페이지를 만들기도 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그동안은 단순한 마케팅 차원의 제휴였다면 이번 장기협력 구축을 통해 앞으로는 아마존과 더 다양한 영역에서 긴밀한 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직구가 매년 30~40%대 성장하며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에서 신한카드는 이번 협업을 통해 더 많은 ‘직구족’을 끌어올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게 됐다. 아마존으로서도 국내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시장 지배력과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이다.
신한카드는 글로벌 최대 플랫폼 기업들을 잇달아 파트너로 확보하고 있다. 2017년에는 세계 최대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과 아시아 최초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지난해에는 우버·에어비엔비·호텔스닷컴·클룩 등 글로벌 숙박·여행 플랫폼 업체들과도 연이어 손잡았다. 올 들어서도 국내 금융사 최초로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업체 넷플릭스와 파트너 협약을 맺으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좀처럼 제휴를 맺지 않는 글로벌 기업들까지 신한카드와 손잡고 있는 배경에는 신한카드의 앞선 모바일·데이터 역량이 있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2013년 4월 신한카드가 업계 최초로 내놓은 모바일 플랫폼 신한페이판은 시중은행 앱의 아성까지 넘보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신한페이판 회원 수는 출범 첫해 82만명에 불과했지만 올 10월 말 기준 1,140만명으로 급증했다. 월간 방문자 수(MAU)도 413만명에 달해 400만~500만명 수준인 시중은행 앱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신한페이판 이용액 역시 10월 말 기준 8조4,00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이용액 8조6,000억원에 근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