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공유주차장·개인창고...마트 '자투리공간' 변신

올 대형마트 매출 8% 이상 감소

옥상·무빙워크 옆 유휴공간 활용

생활밀착형 서비스로 집객 총력

홈플러스 더 스토리지 일산점홈플러스 더 스토리지 일산점



#최근 제주도로 겨울여행을 떠난 20대 직장인 조모씨는 마트 내 주차장에서 공유자동차를 빌렸다. 저녁거리를 양손 가득 구입한 후 무거운 짐을 들고 비싼 택시나 불편한 버스를 탈 필요없이 주차장에서 바로 짐을 싣고 숙소까지 이동할 수 있기 때문. 조씨는 “평소 마트에 갈 일이 없었는데 여행차 마트에 방문해 먹거리를 사고 주차장을 이용하니 어렸을 적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면서 “마트를 이용하지 않아도 공유 자동차를 빌릴 수 있도록 개방한다는 시도가 새로운 것 같다”고 말했다.

사상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대형마트가 ‘장보기’ 기능을 넘어선 ‘생활밀착형’ 콘텐츠로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옥상, 주차장과 같이 죽어 있는 비(非)영업 공간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며 소비자의 일상을 점유하려는 것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마트 3사는 마트의 집객력을 높이기 위해 유휴공간을 활용한 이색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이마트는 영업 공간을 제외하고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는 주차장에 주목했다 카셰어링 업체 쏘카, 그린카, 딜카 등 3개 업체와 제휴해 공유자동차를 빌리고 반납할 수 있는 거점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이마트는 지난 7월부터 현재까지 48개 점포에서 122대의 공유자동차를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2030세대가 주를 이룬다는 것을 파악했다”면서 “주차장의 활용도를 높이면서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젊은 고객들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 서비스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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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가 유휴공간까지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소비 패러다임에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어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대형마트 기존점의 전년동기 대비 매출 감소율은 3.1%에서 8.1%로 역신장 폭이 커졌다. 이에 대형마트는 신선식품 등 제품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기본이고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며 고객들의 발길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홈플러스는 무빙워크 옆 48평짜리 공간까지 챙겼다. 고객들의 평소 이동 동선을 고려한 위치에 개인 물품을 보관해주는 창고인 ‘더 스토리지’를 마련했다. 더 스토리지는 월, 연 단위로 이용할 수 있으며 침대 매트리스도 들어갈 수 있는 크기까지 총 53개의 수납공간이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수납공간이 넉넉하지 않은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개인 또는 소규모 기업에서 당장 필요하지 않은 비품과 부피가 큰 취미용품을 보관하고 있다”면서 “현재 53개의 보관함 중 33개가 계약되어 고객들의 창고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장을 보면서 자동차 수리를 받을 수 있는 편의도 제공하고 나섰다. 지난 7월 부산점에 BMW/MINI 서비스센터 1호점을 오픈한 데 이어 이달 중에는 진장점에 2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고객들은 차량 서비스를 받는 동안 롯데마트에서 쇼핑을 할 수 있어 기다리는 시간을 알뜰하게 활용할 수 있다.


허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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