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호 롯데리츠(330590)에 담을 자산은 바로 이곳 롯데월드타워입니다.”
롯데월드타워에서 가장 높은 층이자 최고급 오피스텔 ‘프리미어7’이 위치한 114층. ‘롯데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롯데리츠)’의 성공적인 코스피 데뷔를 자축하는 클로징 세레모니(Closing Ceremony)가 지난 달 15일 이곳에서 열렸다. 황각규 롯데지주(004990) 부회장을 비롯한 롯데그룹의 주요 임원진과 상장 주관사 측인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과 정은영 HSBC코리아 대표, 김기준 HSBC코리아 기업금융 본부장, 신응식 노무라증권 대표 등이 참석했다. 함께 자문을 진행한 법무법인 태평양과 삼일회계법인에서도 핵심 담당자들이 자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 결과를 확인한 직후 진행된 행사라 참여자들의 분위기는 이미 고조돼 있었다. 지난 9월 말 진행된 수요예측에 총 969건의 기관투자자가 참여한 점은 증권업계를 놀라게 했다. 일반적으로 공모리츠에 참여하는 기관투자자는 연기금·공제회로 한정되는데 이번엔 공모주에 투자하는 자산운용사들도 뛰어들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의 공모주 사이에서도 우량한 종목으로 꼽히면서 처음 타깃한 기관·부동산 투자자뿐 아니라 공모주 투자자들도 가세해 흥행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롯데리츠는 공모가 밴드 최상단인 5,000원으로 주당 가격을 확정해 흥행 조짐을 보였다. 이어 진행한 일반 공모 청약에서도 63.28대1을 달성하며 공모리츠 사상 최대 흥행을 기록했다.
국내 공모시장에서 리츠가 이만큼 흥행한 사례는 전무하다. 그동안 리츠는 기관투자자에 의존해왔는데 롯데리츠는 기관과 개인 모두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유가증권시장 입성까진 보름 정도 남아있었지만 발행사 측이 즐거운 기분으로 세레모니를 진행할 수 있었던 이유다. 행사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훗날엔 롯데월드타워도 공모 리츠의 자산으로 담자”고 할만큼 이번 리츠 상장에 만족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훈훈한’ 분위기는 상장날까지 이어졌는데, 코스피 시장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상한가)까지 오르며 시가총액 1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롯데리츠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30% 오른 6,600원대를 보이고 있다.
리츠를 통한 유동화 작업이 롯데그룹의 숨통을 트이게 한만큼 롯데그룹도 상장 주관사단에게 만족감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최근 사드 보복 영향에 따른 중국 롯데마트 철수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떨어져 신용등급이 연이어 하향조정됐다. 회사채 상환을 위한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도 크다. 무엇보다 최근 롯데 그룹은 5대 그룹 중 최초로 외환·유동성 위기에 대비하는 ‘비상경영체제’ 전환을 최근 선언해 이번 성공은 의미가 컸다.
롯데리츠 상장을 성사시키기 위해 주관사단은 지난 2년간 불철주야 일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한 자문사 관계자는 “최근 1년은 롯데그룹과 매주 미팅을 진행했을 만큼 참여자 모두가 깊은 관심을 갖는 작업이었다”며 “이번 유동화 작업이 다른 기업에게도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소회를 밝혔다.
롯데리츠는 롯데쇼핑이 보유한 백화점 4곳과 롯데마트 4곳, 복합상가 2곳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투자상품이다. 건물주인 롯데쇼핑을 세입자로 두고 투자자인 롯데AMC가 건물주가 돼서 임대료를 받는다. 롯데리츠가 롯데쇼핑으로부터 받는 고정 임대료는 연간 740억원(연 1.5% 상승) 규모로, 투자자에게 연간 약 6% 내외의 배당수익을 제공할 예정이다.
/조윤희·김민석 기자 choyh@sedaily.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