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칼럼

[시론] 기업 옥죄기, 피해자는 국민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거미줄 규제·친노동·높은 세율에

기업 활력잃고 외국인투자 급감

성장·고용 악화로 민생 파탄지경



반환점을 돈 문재인 정부의 경제성적표는 실망 그 자체다. 성장은 둔화됐고 분배는 악화했다. 고용의 양과 질 모두 개악됐고 적자국채를 발행해야 할 만큼 재정도 말라가고 있다.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은 2% 미만으로 민생은 파탄지경이다.

세상에 우연은 없다. 모든 현상에는 ‘근저요인(mother cause)’이 있다. ‘어떤 이념에 기반을 두고 어떤 가치를 지향했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린다. 문재인 정부가 견지하는 ‘국가 개입주의’는 ‘국가는 선하고 전지(全知)하다’는 믿음에 기초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를 자애롭고 전지전능한 능력을 가진 존재로 인식하는 것만큼 위험한 일은 없다. 국가가 박애주의의 실천자가 된다면 모두 입법을 통해 특혜를 받으려 할 것이다. 한 손으로 누군가에게서 무엇인가를 빼앗아 다른 손으로 나눠줘야 한다. 이로 인해 문재인 정부가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국민을 ‘국가에 의존하는 사회적 약자’로 만들었다. 약자로 구성된 사회가 역동적일 수 없다. 중소기업적합업종 제도는 따지고 보면 ‘경쟁자를 시장에서 축출해달라는 주문’에 다름 아니다. 국가 품에 안주하려 하니 경제 활력이 살아날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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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기업하기는 녹록지 않다. 많은 기업이 한국을 떠나려 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거미줄 같은 규제, 다락같이 높은 법인세율, 반(反)기업정서, 그리고 노동계에 기울어진 운동장 등으로 사면초가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모자라 ‘법의 안정성’마저 흔들리고 있다.

지난 9월 전경련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재계 간의 간담회가 열렸다. 민주당에서는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 등 국회의원 11명이 참석했고, 재계 쪽에서는 의원 측의 요청으로 전경련을 탈퇴한 4대그룹을 포함해 14명이 참석했다. 정부 여당이 ‘적폐’로 규정한 전경련에서 열린 간담회이기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됐다. 투자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한 대화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이 원내수석부대표가 다음날 당 회의에서 ‘노동계가 오해할 가능성이 있다’며 사과 입장을 표명했다. 기업 투자 활성화를 얘기하던 의원들은 하루 만에 간담회의 의미를 축소했다. 이렇듯 노동계의 심사를 거스를까 노심초사하니 ‘노동계로 기운 운동장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기업에 ‘법의 안정성’은 숨 쉬는 공기와 같다. 모든 기업활동이 법의 테두리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2016년 9월 맥도날드에서 해피밀 세트를 먹은 어린이가 ‘햄버거병’에 걸려 신장장애 2급 판정을 받자 2017년 7월 이 어린이의 부모가 맥도날드를 검찰에 고소하면서 햄버거병 논란이 이슈화됐다. 서울중앙지검은 7개월간의 수사 끝에 맥도날드를 불기소 처분했다. 골자는 ‘패티가 오염됐다거나 설익었다고 볼 증거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2018년 2월 서울중앙지검이 맥도날드에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내리자 어린이 부모는 서울고검에 항고를, 서울고법에 재정신청을 냈지만 모두 기각돼 무혐의가 확정됐다.

그러던 중 2019년 10월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표창원 의원이 재조사를 촉구했고, 검찰은 이를 수용했다. 조만간 재조사가 이뤄질 것이다. 피해자와 맥도날드 모두의 주장은 엄밀한 과학적 증거에 바탕을 두고 진위와 효력이 판정돼야 한다. 결론이 날 때까지 언론의 추측성 보도 등은 마땅히 자제돼야 한다.

글로벌 경제에서 기업투자는 ‘발로 하는 투표(voting by foot)’다. 가장 대접을 잘 받는 곳에 둥지를 튼다는 것이다. 최근 급감하는 외국인직접투자(FDI)는 한국이 결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아니라는 점을 웅변한다. 올 1·4~3·4분기 ‘신고액 기준’ FDI는 135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9% 감소했다. 도착 기준으로는 73억달러로 41% 줄었다. 5년래 최악의 실적이다. 기업 옥죄기의 비용은 결국 국민 부담으로 귀착된다.
송영규 기자
sk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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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독자부 송영규 기자 skong@sedaily.com
기자는 사회 최후의 보루가 돼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진실을 향하고 거짓을 고발하는 게 기자의 사명이라고 들었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기사를 쓰고 이를 책임지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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