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내년 4·15 총선을 5개월 앞두고 ‘보수 텃밭’ 공략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후보를 최근 인구 구조가 바뀐 지역이나 보수가 분열할 수 있는 지역에 낸다면 승산이 있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민주당이 ‘투입 대비 성과’가 크지 않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수 텃밭에 공을 들이는 것은 기필코 과반 의석을 차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13일 국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경북·경남·대구·강원 등 ‘험지’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경북은 15대 총선 이래로 단 1석도 민주당 계열이 의석을 차지하지 못한 보수 진영의 ‘철옹성’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구에서도 당선자가 나왔는데 경북이라고 안 나올 리 없지 않겠느냐”며 “최근 젊은 인구가 유입되며 진보 성향이 강해진 구미가 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장세용 구미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20년 만에 첫 대구·경북 지역 민주당 계열 기초자치단체장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현재 구미을에서는 김현권 민주당 의원이 지역위원장을 맡아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지역구 관리에 매진하고 있다.
민주당은 또 대구 지역에서는 ‘보수 분열’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보수표가 한나라당과 ‘친박연대’로 나뉘었던 18대 총선 때처럼 21대 총선에서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우리공화당으로 쪼개진다면 승리의 기회를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강한 지역 특성상 박 전 대통령이 내년 초에 사면될 경우 한국당과 우리공화당 양측으로 표가 분산돼 민주당의 승리까지 점쳐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역시 보수 성향이 강한 강원권 공략의 고삐도 늦추지 않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등 ‘거물급 경제관료’의 출마 여부가 총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최근 두 번의 총선에서 5%포인트 차이로 패배를 맛본 강원 춘천을 공략하기 위해 홍 경제부총리 영입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안규백 의원 보좌관 출신의 김명기 국방부 정책보좌관은 ‘국방통’이라는 장점을 내세워 강원 동해에 출사표를 던졌다.
한편 이날 민주당은 보수색이 강한 지역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김용진 전 기재부 2차관, 김학민 전 순천향대 산학협력부총장, 황인성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의 입당식을 열었다. 김 전 차관은 경기 이천, 김 교수는 충남 홍성·예산, 황 전 사무처장은 경남 사천·남해·하동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세 지역구는 선거가 치러진 이래 민주당 계열 당선자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