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세금

주택·퇴직연금 가입률 높여 노후자산 '안전판' 쌓는다

[경제활력대책회의]

일임형·기금형·디폴트옵션 도입

퇴직연금 활성화·수익률 제고

10년이상 수령땐 稅혜택 늘려

주택연금 공시價 9억이하로 확대

임대 준 다가구·오피스텔도 가능

가입대상 135만가구 늘어날 듯

홍남기(왼쪽 세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6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주택연금 활성화와 퇴직·개인연금의 노후소득 보장 기능 강화라는 ‘3종 세트’를 발표한 것은 국민들의 노후 대비 자산형성을 지원해야 할 필요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오는 2025년 고령 인구가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만큼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나 국민들의 노후 준비는 미흡하다. 50대를 넘어 일자리에서 밀려나는데도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지난 2017년 기준 39.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권고하는 70~80%에 크게 미달하고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일임형 제도 도입으로 퇴직연금 수익률↑=정부가 13일 발표한 ‘인구정책 태스크포스’ 논의 결과의 골자는 기업의 퇴직금 대신 퇴직연금 도입을 의무화하고 장기 퇴직연금 수령을 유도하는 방안이다. 퇴직연금 도입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해 퇴직금제도를 점진적으로 폐지하면서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투자일임형(DB) 및 기금형 퇴직연금, 사전에 지정한 적격상품(디폴트 옵션)에 자동 가입되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퇴직연금 수익률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5년간 1.88%에 그쳐 예·적금만도 못할 정도로 저조하다.

투자일임형은 전문성 있는 금융회사가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권한을 위임받아 ‘알아서 연금을 굴려주는’ 방식이다. 기금형은 사용자가 근로자 대표의 동의를 받아 ‘수탁법인’을 설립하고, 해당 수탁법인이 퇴직연금을 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디폴트 옵션은 가입자가 상품을 선택하지 않는 경우 가입자 성향에 맞게 ‘사용자가 사전에 지정한 적격상품(디폴트 옵션)’에 자동 가입되는 제도로 수익률 제고 방안의 하나로 꼽힌다. 신설되는 디폴트 옵션 상품의 경우 퇴직연금 사업자가 책임감을 갖고 운용하도록 제도 도입 시 자기자본 투자를 유도할 방침이다. 특히 지금은 수수료가 적립금 규모에 연동된 구조여서 수익률 제고 유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퇴직연금 수수료 산정체계를 서비스 수준과 수익률에 따라 정하도록 바꿀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관련 퇴직급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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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정부는 5년 만기가 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연금계좌 전환을 허용하고 퇴직 급여를 장기간에 걸쳐 연금으로 수령하도록 세제혜택을 확대한다. 연금 수령 기간이 10년을 초과할 경우 적용되는 연금소득세율은 퇴직 소득세의 70%에서 60%로 하향 조정된다.

정부 방침이 발표되자 금융투자 업계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적지 않은데 국민들의 노후 자산축적에 퇴직연금을 더하도록 방향성을 제시했다”며 “퇴직연금이 의무화되면 자산관리시장이 성장하고, 개인의 노후자산 수익률도 좀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연금 가입대상 135만가구 늘어날 듯=국민들의 노후자산이 부동산에 집중돼 있는 현실을 감안해 주택연금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물꼬도 텄다. 주택을 보유한 노령층이 주택연금을 통해 노후생활에 필요한 현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연금가입 연령과 주택 가격 조건을 완화하기로 한 것. 가입 연령은 현행 60세(부부 중 연장자 기준)에서 55세 이상으로 낮추고 전세를 준 단독·다가구 주택이나 주거용 오피스텔도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50대 조기 은퇴자들을 위한 생활 안정 조치로 해석된다.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는 주택은 시가 9억원 이하에서 공시가 9억원 이하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공시가격이 통상 시세의 70% 안팎에 형성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가 13억원 안팎의 주택 보유자도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단 주택가격이 9억원을 넘을 경우 주택연금 지급액은 시가 9억원 기준으로 제한한다. 주택연금 수급권자가 사망할 경우 자녀들의 동의가 없으면 배우자에게 승계가 불가능했던 제도상의 문제점도 보완해 배우자가 자동 승계할 수 있도록 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계획대로 제도를 바꿀 경우 지난해 기준 400만 가구 수준에서 약 135만가구가 주택연금 가입 대상에 추가로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황정원·양사록기자 garden@sedaily.com
황정원,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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