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위원장인 심봉섭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 교수는 출제 경향과 관련해 “고등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일관된 출제 기조를 유지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특히 작년 ‘불수능’ 주범이었던 국어영역 31번과 같은 초고난도 문항은 이번 시험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심 위원장은 14일 수능 시작 시각인 오전 8시 40분에 맞춰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학생들의 과도한 수험 준비 부담을 완화하고 학교 교육 내실화에 기여하도록 시험을 출제했다”며 “학교 수업을 충실히 받은 수험생이라면 문제를 푸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능에 앞서 6월과 9월 시행된 모의평가를 통해 수험생들의 수준을 파악하고 미리 공표한 것처럼 EBS 연계율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그는 “올해 두 차례 시행된 모의평가를 통해 파악된 수험생들의 학력 수준, 그 이후의 학습 준비 정도를 고려했다”며 “평가원에서 시행 세부계획을 통해 발표한 것처럼 이번 수능도 영역과 과목별 문항 수를 기준으로 70% 수준에서 EBS 수능 교재 및 강의와 연계해 출제했다”고 밝혔다.
작년 수능에서 논란이 됐던 국어영역 31번 문제와 같이 고교 교육과정 수준을 벗어난 문항은 특별히 유념해 배제했다는 설명이다. 심 위원장은 “출제위원단이 지난 6월과 9월 모의평가를 거쳐서 출제할 때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됐던 부분”이라며 “이런 문항을 내지 않겠다고 했으며 그와 같은 초고난도 문항은 이번 시험에 없다”고 강조했다. 31번 문제는 만유인력을 활용한 제시문 탓에 배경지식이 있으면 쉽게 문제를 풀 수 있어 지문 독해라는 국어영역 출제 경향과 맞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됐었다. 이와 관련해서도 심 위원장은 “이번 수능에서는 배경지식 유무에 따라 문제 풀이에 유불리가 없도록 신경 썼다”며 “국어과 교육과정 내용과 교과서를 면밀하게 검토해 객관적인 소재나 제재를 찾아내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필수로 지정된 한국사 과목과 관련해서는 “우리 역사에 대한 기본 소양을 평가하는 게 주목적이라 핵심내용 위주로 평이하게 출제했다”며 “절대평가의 취지를 살리고 학습자의 시험 준비 부담을 완화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수능을 앞두고 논란이 된 수능 샤프 교체와 관련해서는 입찰 방식에 따른 결과라며 앞으로도 매년 바뀔 수 있다는 설명도 나왔다. 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 “기술 전문성 가격 등을 종합해 업체 입찰 방식으로 진행했다”며 “앞으로도 매년 샤프를 바꾸거나 유지할지 장담할 수 없고 일반적으로 얘기되는 샤프 불량 같은 우려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