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3·4분기에 증시 침체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투자나 자산운용, IB(기업금융) 등을 통해 실적 방어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각 증권사가 지난 분기에 선방한 성적표를 내놓으면서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난하게 목표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4분기 국내 증권사들은 사업 다각화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미래에셋대우는 채권 및 파생상품 운용에 따른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695억원보다 241.4% 증가한 2,373억원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IB 분야에서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13.2% 증가한 2,498억원을 나타냈다.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늘려왔던 부동산 자산 투자도 빛을 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보유한 투자부동산의 공정가치 평가액은 2,518억원으로 지난해 기말 평가액인 1,545억원보다 1,000억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4분기는 계절적으로 IB 수익이 적게 반영되는 특징이 있다”며 “지난해 동기 대비로 보면 IB 수익은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이고, 채권 및 주식운용도 실적이 잘 나온 편”이라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이번 분기 순이익이 1,253억원을 기록했다. 자산운용 부문 수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4,711억원과 비교해 28.5% 증가한 6,054억원을 기록했고, IB 수수료 수익이 2,187억원을 기록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IB사업과 관련한 적극적 신용공여와 발행어음 확대, 카카오뱅크의 성장에 힘입어 글로벌 IB와 유사하게 이자이익의 규모 또한 추세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3·4분기 당기순이익이 1,044억원을 기록하며 7개 분기 연속 1,000억원대 순이익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수익 분야에서는 대출채권 등 순이자 수익이 지난 분기보다 13.9% 늘어난 1,915억원을 기록했다. IB,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자산관리(WM) 부문 수익도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하는 등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3·4분기 순이익이 889억원을 기록했다. 증시 부진으로 증권사 고유의 주식 중개 관련 순이익이 28.5% 줄었지만, IB 분야 수익이 4.6% 소폭 늘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지난 3·4분기까지 리테일 부문과 IB·운용 부문 수익 비중이 49% 대 51%로 균형을 이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