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변호사 176명, 이재명 지사 탄원서 대법에 제출한다

"엉터리 논법으로 뒤범벅이 된 원심판결 파기…무죄 기대"




이재명(사진) 경기도지사의 무죄판결을 바라는 변호사 176명이 대법원에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한다.

‘경기도지사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변호사 176명이 18일 당선무효형을 선고받고 대법원 재판을 앞둔 이 지사에 대한 탄원서를 대법원에 접수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변호사들은 탄원서에서 “지난 9월 6일 이재명 지사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항소심 사건에서 수원고등법원은 전부 무죄를 선고한 제1심 판결을 뒤집어 선거절차 중 합동 토론회에서 있었던 몇 마디 진술을 바탕으로 허위사실공표에 의한 공직선거법위반을 인정해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며 “이는 사실관계 인정의 잘못이 있고 법리적으로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를 부당하게 넓게 인정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사건 원심판결은 말 한마디에 이재명 지사의 정치생명과 경제생명을 모두 박탈하고 있다”며 “활발한 토론이야말로 여론 형성의 토대이고 선거후보자 간의 방송토론회는 법률적으로 보장되고 각종 지원이 이루어지는 선거운동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평소에도 당연히 그러하지만, 선거 시기에는 더욱 표현의 자유와 활발한 토론이 보장되어야 정당한 여론이 형성될 수 있고 민주주의도 발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가 되는 이재명 지사의 발언은 상대 후보자의 질문에 대하여 ‘그런 일 없습니다’ 라고 한 발언이다. 시간제약과 즉각적인 공방이 오가는 방송토론회에서 이루어지는 답변으로 ‘그런 일 없습니다’ 라는 답변은 상대의 질문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진술인 것이지 사실에 관한 진술이라고 볼 수 없다. ‘아닙니다.’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일 없습니다.’ ‘그 질문 취지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런 불법적인 일은 없습니다.’ ‘ 그 질문은 인정할 수 없습니다.’와 같은 이런 종류의 답변이 과연 구체적인 사실에 관한 진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더구나 질문이 이 사건에서와같이 평가개념과 주관적 의도를 포함하고 있을 때는 그에 대한 부인 답변은 단순히 그 질문취지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으로 해석함이 마땅하다”며 “가사 ‘그런 일 없습니다’ 라는 발언이 사실에 관한 발언이라고 해도 상대방 후보의 질문은 불법적인 강제입원 시도의 존부를 묻고 있는 것임을 고려할 때 불법적인 강제입원 시도가 없었다는 이재명 지사의 발언은 허위일 수 없고 아무리 양보하더라도 허위의 인식이 있었다고 할 수 없다. 상대 후보자가 친형 불법 강제입원 시도 주장을 하며 이재명 지사를 계속 공격해 왔고 이재명 지사가 친형 불법 강제입원 시도 혐의로 계속 공격받아 왔던 사실을 고려할 때 상대 후보자가 한 ‘형님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셨죠?’라는 질문에 대하여 이것이 불법 강제입원 시도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합법적인 강제진단 관여 여부를 묻는 것이라고 이재명 지사가 인식하였다고 보는 것은 정말 아무런 증거도 없고 상대 후보자의 질문취지와도 동떨어진 것이고 상식과 경험칙에도 반하는 것이다. 합법적인 강제진단 관여 여부는 한 번도 쟁점이 된 적도 없고 이재명 지사가 이를 부인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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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사건 원심판결은 사실인정 뿐 아니라 법리에도 매우 큰 잘못이 있다. 이 사건 원심판결은 ‘소극적으로 어떠한 사실을 숨기거나 유사한 방법으로 덧붙이는 진술을 한 것’이 ‘어떠한 사실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반대되는 사실을 진술한 것’과 동일한 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보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헌법상의 자기부죄 금지 원칙이나 국가보안법상 불고지죄에서 보듯이 어떤 사실을 숨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밝히라고 요구할 의무는 그것이 법률에 명시적인 규정이 있는 때에만 한하여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것이다. 그런데 원심은 소극적으로 어떤 사실을 숨긴 것을 법률적 평가 과정을 거쳐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로 포섭하고 있으므로 이재명 지사에게 어떤 사실을 숨기지 않고 밝힐 의무가 있음을 전제하고 있음이 명백하다. 원심은 법률의 명시적인 규정이 있는 경우에 예외적으로 요구할 수 있는 일-즉 일반 국민에게 어떤 사실을 숨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밝히라고 요구하는 일을 법률의 명시적인 규정 없이도 해석만으로 요구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는 것인바 이는 죄형법정주의를 형해화하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변호사들은 “원심의 법리는 법률적 평가 과정에 서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원심은 ‘소극적으로 어떠한 사실을 숨긴 것’을 ‘적극적으로 반대되는 사실을 진술한 것’과 동일하게 법률적 평가를 하고 있는데 어떻게 소극이 적극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인지에 관하여 아무런 설명도 없다. 이처럼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연금술은 산업발전에 동원한다면 큰 도움이 될지 모르나 법률의 세계에서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며 “저희들은 법률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변호사들로서 이 사건 원심판결은 도저히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고 믿는다. 더구나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민주주의를 쟁취한 자랑스러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이와 같은 엉터리 논법으로 뒤범벅이 된 원심판결이 유지될 수 없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더 나아가 표현의 자유와 활발한 토론의 보장이 선거의 자유와 국민주권주의, 민주주의의 굳건한 토대가 된다는 확고한 신념 아래 이 사건 원심판결은 설 자리가 없다고 믿는다”며 “재판은 무릇 정당해야 할 뿐만 아니라 정당하게 보여야 한다고 믿는다. 말 한마디에 이재명 지사의 정치생명과 경제생명을 모두 끊는 것을 정당하다고 볼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부디 바라옵건대, 저희 변호사들이 대한민국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굳건히 할 수 있도록, 그리고 저희 변호사들이 법조의 일원임을 자랑스러워 할 수 있도록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자판해 무죄판결을 선고해 주시거나 무죄취지로 파기환송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앞서 수원고법 형사2부는 지난 9월6일 이 지사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직권남용 관련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이 지사에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측은 대법원에 상고했다. 이 지사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다음달에 진행될 예정이다.


윤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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