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 상장사들이 올해 3·4분기 최악의 실적 성적표를 받았다. 영업이익 감소세는 금융위기 이후 최대였으며 올해 말 당기순이익도 100조원 달성은커녕 지난 2015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이 유력하다. 18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 법인 645개사 가운데 금융회사와 분할·합병기업 등을 제외한 579개사의 올해 3·4분기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매출액은 508조원으로 지난해 3·4분기보다 5.01%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7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3% 급감했다. 이는 전 분기(-36.4%)보다 감소폭이 증가한 것으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4분기(-49.7%) 이후 가장 큰 감소율이며 지난해 4·4분기 이후 4분기 연속 마이너스 기록이다.
순이익 감소세도 더욱 거세졌다. 이들 기업의 3·4분기 당기순이익은 17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7.93% 줄었다. 이에 따라 올해 3·4분기 누적 순이익도 54조원에 불과해 100조원 달성이 사실상 무산됐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위원은 “4개 분기 연속 25% 이상의 감소율을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에도 찾아볼 수 없는 수치”라며 “올해 4·4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한다면 분기 실적이 발표된 2000년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