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車에 치이고 실손서 골병...암울한 손보사

[빅5 손보사 3분기 실적 뜯어보니]

車보험 손해율 최고치 경신 잇따라

장기위험손해율도 100% 문턱까지

메리츠 등 우량채권 팔아 '버티기'

◇빅5 손보사 연간 실적(단위 : 억원, %)

삼성 DB 현대 메리츠 KB
당기순이익 5,859 3,287 2,362 2,127 1,731
채권처분익 504 1,700 3,000 3,892 660
장기위험손해율 82.6 87.3 95.6 92.0 86.8
자동차보험 손해율 88.1 88.6 89.0 85.6 89.0



*자료=금융감독원 및 각사, 9월말 기준

*손해율은 78~80%, 장기위험손해율은 100% 미만이 적정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등 주력 보험의 손해율 악화와 신계약 유치 경쟁에 따른 사업비율 증가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손해보험사들이 3·4분기에도 암울한 성적표를 내놓았다. 보험영업 적자폭은 더욱 커졌고 그나마 투자영업이익으로 손실을 만회했지만 저금리에 이익 규모도 쪼그라들고 있다. 문제는 장기위험손해율과 사업비율 등 주요 영업지표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18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현대·DB·KB·메리츠 등 상위 5개 손보사의 3·4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3,2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1,213억원)보다 37.6%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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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보험사 본연의 보험영업 수익성이 급격하게 나빠졌다. DB손해보험은 1,619억원 적자에서 5,351억원 적자로 적자 규모가 세 배 이상 불어났고 메리츠도 2,499억원에서 5,559억원으로, 현대해상도 3,164억원에서 6,782억원으로 적자폭을 키웠다.

이는 손해율과 사업비율이 동시에 악화하고 있는 탓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올 들어 두 차례나 보험료를 인상하고도 역대 최고치를 찍고 있다. 노동자 가동연한 상향과 자동차 정비수가 인상, 추나요법 건강보험 적용 등 보험료 인상 요인이 많았지만 자동차보험료가 물가상승률 지표에 반영되는 탓에 인상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통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8~80%를 적정 수준으로 보는데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은 89%까지 올랐다.

장기 인보험을 중심으로 신계약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업비율도 크게 올랐다. 메리츠화재는 1년 사이 사업비율이 26%에서 29.8%로 업계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보통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더한 합산비율이 100%를 넘으면 팔수록 적자인 상품으로 치는데 5대 손보사 모두 합산비율이 100%를 넘어선 지 오래다.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등에 따른 의료이용량 증가로 장기위험손해율 역시 악화일로다. 장기위험손해율은 실손보험 등 장기보험에서 위험 발생 확률을 계산해 가입자에게 보험금으로 지급하기 위해 떼놓은 ‘위험보험료’ 중 실제 보험금으로 지급한 금액의 비율로 장기위험손해율이 낮을수록 보험사들은 이익(사차익)을 낸다. 그러나 최근에는 장기위험손해율도 100% 문턱까지 올랐다. 현대해상의 경우 1년 만에 86.6%에서 95.6%로 치솟았고 메리츠(92%), DB(87.3%) 등 전 손보사가 90% 안팎 수준으로 일제히 올랐다.

문제는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하며 보유하고 있는 우량 채권을 매각해 수익을 보전하는 보험사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메리츠·현대 등은 채권처분이익을 제외하면 사실상 적자고 DB손보 역시 이익 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유 채권 매각을 통해 이익을 보전하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실적에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보유 이원을 하락시키는 선택”이라며 “자칫 장기 이익 체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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