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탓에 골프대회 연장전에서 패한 골프선수가 경기 후 방해꾼 갤러리를 안아준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훈훈한 이야기의 주인공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운영하는 라틴아메리카 투어에서 뛰는 브랜던 매슈스(미국)다.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골프전문 매체 골프채널이 소개한 사연은 이렇다. 매슈스는 전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자키 클럽에서 열린 라틴아메리카 투어 114 비자오픈 최종일 경기에서 정규 라운드를 나란히 공동 선두로 마친 리카르도 셀리아(콜롬비아)와 연장전을 벌였다. 우승컵은 물론 내년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 오픈(디오픈) 출전권을 둘러싼 치열한 승부는 3차 연장전까지 이어졌다. 셀리아가 9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해 기세를 올렸지만 매슈스는 2.5m 버디 퍼트를 남겨둬 다음 연장전으로 갈 가능성이 커 보였다. 그런데 매슈스가 결정적인 퍼팅 스트로크를 하는 순간 갤러리 중 한 명이 소리를 질렀다. 깜짝 놀란 매슈스의 퍼트는 빗나갔고 우승은 허망하게 날아가버렸다.
실망한 채 로커룸으로 들어간 매슈스가 대회 관계자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는 소리를 낸 갤러리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것이었다.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소리를 질렀다는 것이다. 매슈스는 그 사람을 만나 따뜻하게 안아주고 장갑에 사인을 해 선물했다.
매슈스로서는 어렵사리 만든 우승 기회였다. 대학 졸업 후 2016년 프로로 전향했지만 순탄치 않았다. 올 8월까지 2년간 미 PGA 2부 투어에서 활동하며 정규 투어 입성을 노렸지만 스윙 난조와 허리 문제로 최근 11개 대회 연속으로 기권이나 컷오프를 겪었고 2부 투어 퀄리파잉스쿨에도 낙방했다. 라틴아메리카 투어로 발길을 돌려 스윙 개조에 땀을 흘린 그는 이번 대회 우승을 놓쳤지만 직전 대회 공동 5위에 이은 선전으로 내년 라틴아메리카 투어 출전권을 확보했다.
매슈스는 “어릴 때 어머니가 지적장애인 센터에서 일했기 때문에 그들을 잘 안다”면서 “골프보다 더 큰 것도 있다. 이번 일도 그것들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고 골프채널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