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들의 점포 수가 7년 만에 두 배가량 늘었다. 국내 금융사들이 높은 경제성장률과 금융산업 성장률을 바탕으로 높은 수익성이 기대되는 아세안 지역을 우선 진출 대상으로 고려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위원회가 배포한 ‘아세안 지역 금융 분야 협력 성과와 주요 특징’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아세안 지역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 점포는 올해 6월 기준 150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1년 말 78개보다 92% 늘어난 수치다.
아세안 점포는 다른 해외 점포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금융사의 해외 점포 가운데 아세안 지역 자산 비중은 전체의 약 14%였지만 수익 비중은 약 30%에 달했다. 국가별로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아세안에 진출한 국내 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이 가장 높은 곳은 베트남(2.05%)이었다. 캄보디아(2.01%), 미얀마(1.76%), 인도네시아(1.37%), 필리핀(1.15%), 싱가포르(0.77%)가 뒤를 이었다. 6개 국가 모두 한국에서 영업한 국내 은행의 ROA(0.56%)보다 높았다.
또 국내 금융사는 아세안 지역에 은행 업권뿐만 아니라 비은행 금융사 설립, 지분 투자 등을 통해 해외사업을 다각화해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무소나 지점보다 현지법인이 많이 늘어나면서 현지화 확산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아세안 진출 국내 은행의 현지 대출 규모는 6월 말 기준 약 167억달러로 2015년보다 92% 늘었다. 기업 대출이 약 80%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현지인 및 현지 기업 관련 대출은 약 100억달러로 총대출금의 65%를 차지해 현지화가 점차 진행되고 있다고 금융위는 분석했다. 아세안 지역이 한류에 우호적인 점을 활용해 한국계 문화 콘텐츠와 한국 소비재 기업과 연계한 신용카드·리테일 사업 등의 영업이 활성화하는 것도 특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앞으로 아세안 금융당국과 금융협력을 강화해 국내 금융사의 아세안 진출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아세안 국가의 금융 제도와 인프라 구축 지원도 힘쓸 것”이라며 “이번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가 아세안 지역과의 금융협력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