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외교·안보

방위비협상장 박차고 나간 美 "韓, 새 안 가져와라"

방위비분담협상 3차회의 90분만에 파행

한미수석대표, 각각 공개브리핑 '이례적'

드하트 “韓, 요구 부응못해…재고 해라"

정은보 “항목신설·총액증액 수용어려워"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제3차 회의가 19일 파행 끝에 조기 종료된 가운데 정은보(오른쪽) 한국 측 협상 수석대표가 외교부 브리핑룸에서 정부의 입장과 협상 상황 등을 설명하고 있다. 이에 앞서 미국 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서울 용산구 남영동 미국대사관 별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협상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19일 오전11시30분께 국방연구원에서 3차 회의를 진행하던 도중 자리에서 먼저 일어섰다. 당초 회의는 오전10시부터 오후5시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1시간30분여 만에 조기 종료됐다.

드하트 대표는 회의 직후 서울 용산구 남영동 미대사관 별관으로 이동해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유감스럽게도 한국이 내놓은 제안은 공정하고 공평한 분담을 바라는 우리 측 요구(request)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한국이 상호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임할 준비가 됐을 때 협상이 재개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 측 수석대표인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도 외교부에서 공개 브리핑을 했다. 정 대표는 “미국 측의 전체적인 제안과 저희가 임하고자 하는 원칙적 측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위한 회의가 예정과 달리 중단된 것도 이례적이지만 이에 대해 양측이 연쇄적으로 공개 브리핑에 나선 것 역시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드하트 대표는 “우리는 한국 측이 재고할 수 있는 시간을 더 주기 위해 오늘 회의를 짧게 끝냈다”며 “위대한 동맹 정신에 입각해 한국 측이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안에 양측이 함께 다다를 수 있는 새로운 제안을 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성명 발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자리를 떴다.



그간 협상 과정 공개에 매우 신중한 모습을 보여왔던 정 대표도 파행 배경을 직접 설명했다. 정 대표는 미국 측이 요구한 총액과 항목 신설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계속 노력을 해서 상호 간에 수용 가능한 분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인내를 갖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 대표는 “주한미군과 관련된 부분은 논의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양측 모두 연내 타결을 희망하는 만큼 이른 시일 내에 차기 회의 일정을 잡을 것으로 예상되나 항목 신설 및 대폭 증액을 요구하는 미국과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우리의 입장 차가 워낙 커 이견 조율을 하다가 해를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미국이 요구하는 분담금 총액은 50억달러(5조8,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올해 분담금의 5배가 넘는 수준이다. 미국은 현재 전략자산 전개, 역외훈련 비용 등까지 분담금 항목으로 새로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국내 여론은 싸늘하다. 국회에서는 비준 동의 거부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입장은 크게 세 가지”라며 “기존 SMA 틀을 유지하면서 합리적 수준의 공평한 분담을 해야 하고 국내적으로 국민들이 수용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관저로 불러 방위비 분담금 50억달러를 내라는 요구만 20번 정도 반복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수십년간 많은 대사를 뵙기는 했지만 이런 경우는 저로서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다만 진행자의 ‘기분이 나빴냐’는 질문에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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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초생달과 바구지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이
그리고 또 '프랑시쓰 쨈'과 도연명과 '라이넬 마리아 릴케'가 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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