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백브리핑]“대형 영화사도 극장소유 허용”…美, 71년 묵은 규제 풀기로

미국 정부가 할리우드 대형 영화사의 극장 소유를 금지한 규제를 철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이날 ‘파라마운트픽처스 합의 명령’으로 불리는 독점금지 결정의 종료를 법원에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 1948년 제정된 파라마운트 합의 명령은 1900년대 초반 거대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영화의 생산부터 배급까지 모든 과정을 독점하던 관행을 철폐한 조치다. 미국의 유명 영화 스튜디오이자 배급사였던 파라마운트픽처스를 포함한 메이저 영화사가 극장을 함께 운영하며 자사에서 제작한 영화만 독점 상영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파라마운트 합의 명령은 또 영화사가 극장에 특정 기간에 제작한 영화를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는 ‘블록부킹(block booking)’도 금지한다. 대형 영화사들이 자사의 인기 없는 영화를 블록버스터 영화에 끼워파는 독점적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美, 극장소유 규제 철폐 왜?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등장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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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성 상실●국익에 도움안돼”

미 법무부가 71년 된 규제를 철폐하려는 것은 새로운 동영상스트리밍 업체의 등장으로 해당 규제에 더 이상 현실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법원에 파라마운트 합의 명령 종료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힌 마칸 델라힘 법무부 반독점국 차관보는 “넷플릭스 같은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과 기술 혁신이 영화산업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델라힘 차관보는 각 극장이 스크린을 하나만 보유하고 TV 보급도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절에 만들어진 파라마운트 합의 명령이 “더는 공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규제 철폐가 소비자친화적인 혁신에 길을 터주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대다수 전문가는 새로운 동영상스트리밍 서비스가 보편화하면서 소비자의 선택과 영화업계의 판도가 변함에 따라 영화사의 극장 소유 금지 규제가 풀려도 시장에서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델라힘 차관보는 “1940년대 영화산업계 거물들 간의 담합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규제 철폐가 중소형 극장주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고, 다양한 영화나 독립영화의 상영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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