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문창기의 상생…이디야 '3,000호점' 시대 열다

국내 커피 브랜드로는 첫 돌파

원재료 공급가 인하·홍보비 부담

가맹점과 통큰 '윈윈전략' 주효

낮은 폐업률로 토종 자존심 지켜

"자체원두 생산 등 새도약 준비"

문창기(왼쪽 여섯번째) 이디야커피 회장이 20일 대전 서구 대전 배재대점 오픈식에서 가맹점주와 이디야커피 임직원들과 함께 3,000호점을 축하하며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이디야커피문창기(왼쪽 여섯번째) 이디야커피 회장이 20일 대전 서구 대전 배재대점 오픈식에서 가맹점주와 이디야커피 임직원들과 함께 3,000호점을 축하하며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이디야커피



#‘지난해 판매된 커피음료 1억 잔, 전 국민이 연간 두 잔의 커피를 마신 규모.’ 이디야커피의 지난해 커피 판매량 성적표다. 2001년 중앙대점 1호점을 열었을 때만 해도 ‘춘추전국’ 커피 시장에서 이디야커피는 그저 대학가 골목 한 귀퉁이에 자리한 작은 커피점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이 2004년 80개에 불과하던 이디야커피를 인수하면서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15년만에 가맹점 수와 함께 낮은 폐업률로 ‘국가대표’ 커피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디야커피의 성장은 커피시장에서 국내 브랜드의 자존심이 됐다.

이디야커피는 20일 대전광역시 서구에 대전 배재대점을 오픈하며 국내 커피전문점 최초로 가맹점 3,000호점을 돌파했다. 국내 커피브랜드 최초다. 치열한 커피 시장 각축장에서 해외 브랜드가 아닌 국내 커피전문점이 선방하며 커피시장 새로운 지형도를 만들고 있다. 국내 외식업 프랜차이즈 중 국내 가맹점을 3,000개 이상 보유한 곳은 베이커리 전문점 파리바게뜨가 유일하다. 세계적으로도 한 국가에서 3,000호 이상의 매장을 지닌 커피 브랜드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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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주 자녀 학자금 대는 본사’...최저 폐점율=‘커피 공화국’으로 불릴 만큼 최근 커피 프랜차이즈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폐점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디야커피는 1%대의 업계 최저 폐점률 역시 업계의 기록 중 하나다. 지난해 말 기준 커피 프랜차이즈 가맹점수는 ‘이디야커피’가 2,500개로 가장 많았고 직영점만 운영하는 ‘스타벅스’(1,262개), ‘투썸플레이스’(1,001개), ‘요거프레소’ (705개), ‘커피에 반하다’(589개), ‘빽다방’(571개) 순이었다. 이디야커피는 가심비를 내세워 지난 2001년 서울 동작구에 1호점을 낸 뒤 2013년 1,000호점, 2016년 2,000호점을 기록하며 빠르게 가맹점을 늘려왔다.


이디야커피가 또 한 번 주목받는 것은 가맹점과 ‘윈윈 전략’ 때문이다. 문창기 회장의 가맹점과의 ‘통 큰’ 상생이 그것이다. 2년 전 최저임금 인상 이슈로 점주 부담이 커지자 이디야커피 본사에서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재료의 공급가를 인하한 것이 화제가 되며 당시 ‘갓디야’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통상 가맹점이 담당하는 고객 프로모션, 가맹점 홍보물 제작 등 모든 마케팅, 홍보 비용을 전액 본사가 부담하는 것 역시 문 회장의 원칙이다. 이디야커피는 지난 해에만 점주 자녀 대학 입학금 지원, 아르바이트생 장학금 지원 등 각종 상생 정책으로 가맹점 대상 100억원 이상의 기금을 집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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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야커피는 3,000점을 기점으로 또 다른 도약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문창기 회장은 “드림 팩토리 건립과 물류센터를 통해 제2의 도약을 이뤄낼 것”이라며 ”토종 브랜드로서 큰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디야커피 드림팩토리 조감도./사진제공=이디야커피이디야커피 드림팩토리 조감도./사진제공=이디야커피


◇외부 부사장 영입...‘이디야 드림팩토리’ 건립=외형뿐만 아니라 외부 전문가 2명을 부사장으로 영입해 회사의 ‘소프트웨어’까지 체계화한다. 경영관리부문을 맡게 된 김남엽 부사장은 현대투자신탁과 SV파트너스에서 자산운용과 기업컨설팅을 총괄했다. 마케팅개발부문을 맡는 신유호 부사장은 SPC그룹에서 음료 신규브랜드 개발과 사업을 이끌어왔다. 여기에 연구개발(R&D), 개발운영본부 등에 경력직 10 여명을 채용해 조직을 한층 탄탄하게 꾸렸다.

이디야커피는 자체 원두 생산시설을 갖춰 원가 절감은 물론 더 양질의 원두로 승부한다는 계획이다. 이디야커피는 400억원을 투입해 내년 4월 자체 원두 생산시설인 이디야 드림팩토리를 건립해 매년 6,000t의 원두를 생산한다. 그동안엔 동서식품에서 원두를 들여왔다. 원두 자체 생산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까지 진출해보겠다는 것이 문 회장의 구상이다. 이디야커피는 경기 이천시에 약 1만8천663평(약 5천평)규모의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약 40억원의 시설투자를 통해 물류 선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보다 신선한 원두를 위해 이디야커피는 새롭게 구축하는 물류시스템을 통해 내년부터 전국 가맹점에 원재료를 더 빨리 공급한다.

/김보리·박형윤 기자 boris@sedaily.com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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