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외식업 경쟁력은 고객 마음을 잘 읽는데서 나와"

배민아카데미 주최 외식업 컨퍼런스 '자란다데이'

400여명 자영업자 참석 성황리에 열려

외식업 시장 트렌드 읽는 전문가 특강 화제

이정훈 소장 "음식은 공감각, 고객 니즈 파악이 최우선"

임홍택 작가 "90년대생의 특징 활용하면 외식업에 기회"

배민아카데미 수료 자영업자 시상

외식업 소상공인 무료 교육 프로그램 배민아카데미의 연말 결산 행사인 ‘자란다데이’가 지난 20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 그레이스홀에서 400여명의 외식업 자영업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서민우기자외식업 소상공인 무료 교육 프로그램 배민아카데미의 연말 결산 행사인 ‘자란다데이’가 지난 20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 그레이스홀에서 400여명의 외식업 자영업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서민우기자



“고객이 집을 나와서 식당을 찾고, 음식을 주문하기까지 다양한 감정과 선택들이 교차합니다. 외식업에서 성공하려면 고객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 (이정훈 주체적삶연구소 소장)

“1990년대생들은 정보 분석과 비교 능력이 탁월한 세대입니다. 음식이 맛있으면 위치가 아무리 나쁜 가게라도 찾아옵니다. 새로운 세상의 소비자들을 공략할 필요가 있습니다.” (임홍택 ‘90년생이 온다’ 작가)


지난 20일 오후 서울 양재 엘타워 6층에 위치한 그레이스홀은 외식업 자영업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배달앱 ‘배달의 민족’ 운영사 우아한 형제들이 지난 2015년부터 매년 주최해온 외식업 컨퍼런스 ‘자란다데이’의 전문가 강연을 듣기 위해서다. 올해 주제는 ‘외식업 트렌드와 밀레니얼 세대의 이해’로 앞선 열렸던 강연들이 외식업의 시장 트렌드를 읽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입소문이 자영업자들 사이에 퍼지면서 이날 행사장에도 4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임홍택 작가가 지난 20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제5회 자란다데이’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특징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임홍택 작가가 지난 20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제5회 자란다데이’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특징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베스트셀러 ‘90년생이 온다’를 쓴 임홍택 작가는 ‘세대를 넘어서 새로운 세상의 소비자’를 키워드로 외식업 시장의 소비자로서 1990년대생들을 분석했다. 임 작가는 △간단 △재미 △정직 등을 1990년대생들의 주요 특징으로 설명하면서 외식업 자영업자들이 비지니스 기회로 연결할 수 있는 고리를 탐색했다. 그는 “90년생들은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에 익숙한 세대로 모든 걸 쪼개고 비교 분석하는 것이 일상화된 세대”라면서 “옛날의 법칙과 경험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세대로,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선 사장들도 이들 세대의 특징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과거보다 현재의 대기 질이 과학적으로 더 낫다고 하더라도, 젊은 세대에게 ‘대기 질이 예전보다 좋으니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들 이를 따를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스마트폰과 디지털 시대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미세먼지를 과거와 달리 수치와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젊은 세대의 이런 특징을 활용하면 오히려 장사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대료가 비싸서 목 좋은 상권에 들어가지 못해도 음식 맛이 좋으면 1990년대 생들은 여러 정보를 검증하고 분석한 뒤 그 가게를 찾아온다는 것이다.

이정훈 주체적삶연구소 소장이 지난 20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제5회 자란다데이’ 행사에서 글로벌 외식산업 트렌드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이정훈 주체적삶연구소 소장이 지난 20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제5회 자란다데이’ 행사에서 글로벌 외식산업 트렌드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이정훈 주체적삶연구소 소장은 ‘글로벌 외식산업 트렌드: 미래 식당의 경쟁력‘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 소장은 글로벌 요식업계의 멘토이자 옥스퍼드대 심리학자인 찰스 스펜스의 음식에 대한 통찰력을 소개하면서 미래식당의 모습에 대해 살펴봤다. 이 소장은 “우리가 음식을 먹는 행위는 영양학적 관점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냄새, 촉각, 소리, 모양, 분위기, 함께하는 사람들 등 공감각적으로 느끼고 기억하는 것”이라며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며 청중의 이목을 끌었다. 그가 대형 프리젠테이션 화면을 통해 일본에서 개발한 ’마우스 자키‘(음식을 먹을 때 악관절의 움직임을 감지해서 과자를 씹는 순간 귀에서 ’바삭‘ 소리가 나도록 한 장치), 온전한 커피 향을 느끼게 해주는 커피 잔 뚜껑 ’비오라(VIORA)‘, 물을 따르기만 하면 각종 과일 향을 느끼게 해주는 ’컵(The Right Cup)‘ 등 공감각을 활용한 푸드테크 기술을 소개할 때마다 감탄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 소장은 “푸드테크 기술 발달로 미래엔 굳이 실제로 음식을 먹지 않아도 비슷한 경험을 주는 서비스가 등장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외식업 종사자들이 주목해야 할 점은 신박한 기술보다 고객의 니즈와 외식의 본원적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객이 집을 나와 식당을 찾게 되는 과정은 하나의 여정과 같다”면서 “그 안에는 어떤 식당을 고를지, 메뉴는 무엇으로 할지, 어떤 옷을 입고, 차는 어디에 주차를 할지 등 각 단계마다 여러 감정의 높낮이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식업의 경쟁력은 고객의 그런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나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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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의 매력을 전파해온 요리연구가 이원일 쉐프는 외식 창업, 업종 변경을 고민하는 자영업자들을 위해 창업 아이템에 대해 조언했다. 그는 다년간의 요리 연구와 인기 베이커리를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가 구현하고 있는 맛이 어떤 포인트에서 대중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맛을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상우 더워터멜론 대표는 매력적인 외식업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세 가지 요소를 공개했으며, 최현우 마술사는 동기부여 특강과 마술쇼를 통해 장사에 지친 자영업자들에게 즐거움과 휴식을 선사했다.

‘제5회 자란다데이‘에서 열힌 배민아카데미 수료식에서 수상한 외식업 자영업자들이 배민아카데미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제5회 자란다데이‘에서 열힌 배민아카데미 수료식에서 수상한 외식업 자영업자들이 배민아카데미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이날 전문가 특강에 앞서 진행된 배민아카데미 수료식에서는 2019년 한 해 동안 배민아카데미의 교육을 성실하게 이수한 자영업자 370 여명이 수료증을 받았다. 대표로 수료증을 받은 별난분식 김성안 사장은 “배민아카데미 덕분에 폐업을 앞둔 야식집의 매출이 3년 만에 7배 상승할 수 있었다”며 “다른 외식업 사장님들도 열심히 공부해 함께 성공의 꿈을 이루길 바란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지난 1년간 가장 많은 교육에 참석한 자영업자에게 수여하는 ‘우수참석상’은 장수만세 장임택 사장, 브루웍스 심은정 사장, 가장맛있는족발 인덕원점 백승철 사장, 얌샘김밥 양천향교역점 김성자 사장이 공동 수상했다. 장사 경험과 성공 노하우 전파에 힘쓴 자영업자에게 주는 ‘사이다 상’에는 총 12명이 선정됐다. 청춘튀겨 지웰점 강선호 사장이 대표로 상을 받았다. 시상에는 우아한형제들의 실내 서빙로봇 ‘딜리’가 시상 도우미로 무대에 올라 참가자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배민아카데미를 총괄하고 있는 백선웅 우아한형제들 이사는 “배민아카데미가 지난 5년간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자리에 함께한 자영업자들이 장사 공부에 대한 열정을 바탕으로 적극 참여했기 때문”이라며 “외식업을 하는 자영업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배민아카데미는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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