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치료제는 과거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무시받았지만, 높은 약가, 비교적 쉬운 허가 등으로 K바이오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로 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5년 내 5개 치료제의 기술 수출(라이센스 아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2일 코스닥시장에 데뷔한 티움바이오(321550)의 김훈택 대표는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창업 후 2년만에 7,400만달러 규모의 기술수출을 이뤄내는 등 희귀질환에서 티움바이오의 경쟁력은 분명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SK케미칼 혁신R&D센터장을 지낸 김 대표가 지난 2016년 12월 분사(스핀오프)하는 형식으로 창업한 티움바이오는 SK케미칼에서 FDA 품목허가를 경험해본 연구진들이 강점이다.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도 다양하다. 티움바이오가 지난해 기술수출을 한 ‘TU2218’는 면역항암제와 기전이 흡사하다. 하지만 적응증을 암 대신 섬유증(장기가 굳는 증상)으로 바꾸며 ‘대박’이 터졌다. 폐섬유증은 5년 내 환자 60%가 숨질 정도로 위험한 병이지만 치료제는 로슈와 베링거인겔하임이 개발한 2종밖에 없다. 김 대표는 “TU2218은 과거 항암제로 쓰기에는 독성이 너무 강해 성공 가능성이 아예 없다는 말도 들었다”면서 “독성을 조절하고, 섬유증에 적합하다는 사실을 찾아내 기술수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물질은 면역항암제로도 개발이 가능한 만큼 추가적인 기술수출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자궁내막증 치료제 ‘TU2670’, 혈우병 치료 신약 등 SK케미칼 시절부터 축적해온 쟁쟁한 파이프라인을 자랑한다.
티움바이오는 창립 이후 3년 여 만에 코스닥에 입성하는 바이오 회사다. 바이오 벤처 중에서도 상장에 소요된 시간이 가장 빠른 축에 속한다.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김 대표는 “인재를 중시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한 것이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하버드 출신 연구원 2명을 영입하기도 했다. 좋은 인재 유치를 위해 스톡옵션이라는 당근도 적극 활용한다. 이미 임직원들에 공모가 기준 116억원 상당의 스톡옵션을 지급했다. 일각에서는 스톡옵션으로 인해 상장 후 주가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으나 그 규모가 97만주로 전체 상장 주식수(2,317만7,426주)의 4% 수준에 불과하다. 연구원들이 자신의 일이라고 여기고 몰입해야 신약개발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지론인데다 회사가 성장성을 보이고 있는 만큼 임직원들이 단기에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매도할 가능성도 낮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회사 성장을 위해 인재 영입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며 “스톡옵션을 앞으로도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벤처캐피탈(VC) 지분율이 다소 높다는 지적에도 단기간에 VC의 투자 회수로 주가가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내놨다. 김 대표는 “주요 투자자인 한국투자파트너스의 경우 원칙적으로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을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할 기관에 지분을 매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VC가 상장 이후 장내에서 대량으로 매도하는 일은 VC의 투자금을 회수에도 유리하지 않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