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저자 강연회2] 조선의 과학과 통치 그리고 살림하는 양반

우리가 몰랐던 조선의 과학과 사대부의 살림법

안나미 성균관대 한문학과 초빙교수

정창권 고려대 문화창의학부 초빙교수

<퇴근길 인문학 수업>시리즈 릴레이 강연회

12월 12일까지 매주 목요일마다 열려

지난 21일 홍익대역 근처에 위치한 한빛리더스홀에서 열린 ‘퇴근길인문학수업’릴레이 강연회가 열렸다. 안나미(사진 위 가운데) 성균관대 한문학과 초빙교수와 정창권(위 오른쪽)이 ‘백성에 의한 백성을 위한’이라는 주제로 조선시대 과학과 정치 그리고 남녀의 역할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다. 강연을 마친 후 참가자들과의 대화 그리고 저자사인회가 이어졌다./사진=한빛비즈지난 21일 홍익대역 근처에 위치한 한빛리더스홀에서 열린 ‘퇴근길인문학수업’릴레이 강연회가 열렸다. 안나미(사진 위 가운데) 성균관대 한문학과 초빙교수와 정창권(위 오른쪽)이 ‘백성에 의한 백성을 위한’이라는 주제로 조선시대 과학과 정치 그리고 남녀의 역할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다. 강연을 마친 후 참가자들과의 대화 그리고 저자사인회가 이어졌다./사진=한빛비즈



“조선시대 과학이 발전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질문 1)

“시대가 바뀌어 남자도 살림을 같이 해야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질문 2)

지난 21일 저녁 7시. 홍익대역 근처에 위치한 한빛리더스홀 강연장에 ‘퇴근길 인문학 수업’의 열혈 독자들이 모였다. 지난 14일부터 열린 저자 릴레이 강연회 두번째 날, 역사를 테마로 안나미 성균관대 한문학과 초빙교수와 정창권 고려대 문화창의학부 초빙교수가 ‘백성에 의한 백성을 위한’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강연이 끝난 후 열린 북토크 시간에는 미리 받아둔 참가자들의 질문을 바탕으로 독자와 저자가 소통하며 강의 내용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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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과학과 정치(전진 편)’를 쓴 안나미 교수는 첫번째 질문에 대해 달력이라고 답을 했다. 청중의 분위기가 의아한 듯 했지만 안 교수는 그 의미를 해석해 나갔다. “달력은 천문학과 수학이 집중된 하나의 결과물입니다. 조선시대 천문학에 대한 기록은 세계 천문학계에서도 인정받을 만큼 아주 높은 수준이었죠. 조선시대에 관상감(觀象監)이라는 관청에 속한 학자들이 하늘을 관측해 국왕과 조정에 결과를 보고하는 체계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특히 조선시대 이전에는 중국에서 들여온 달력을 쓰고 있어서 우리의 환경조건에 맞지 않아 농사를 짓는 백성들이 불편한 점이 많았지요. 단순히 별을 관찰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이를 수학적으로 계산해서 계절의 변화와 절기에 맞는 생활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해 준 달력이야 말로 조선시대 과학의 수준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증거입니다.” 참가자들의 고개가 끄덕여지면서 조선시대 과학의 수준이 이 정도였는지 몰랐다는 반응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이어 나온 질문은 보다 현실적이며 일상적인 궁금증이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조선(전환 편)’을 쓴 정창권 교수는 조선시대 양반에게 부엌 드나들기를 일상 다반사였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조선시대 남녀차별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차이가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연암 박지원은 고추장을 담아 아들에게 보내면서 편지를 쓸 정도로 손수 요리를 했던 인물입니다. 그 밖에도 퇴계 이황 등 조선시대 사대부들은 살림 하는데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반대로 조선시대 사대부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정경부인의 경우 지금으로 치면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에 해당할 정도입니다. 만약 정경부인이 집안에서 모임을 한다면 남편이 눈치를 볼 정도였습니다. 살림은 여자, 바깥일은 남자 라고 이분법적으로 성역할을 구분지었던 조선시대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유연했다는 것이지요.”

저자와의 만남은 지식과 교양을 공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평소 궁금증을 글쓴이와 직접 만나 해소하기에 좋은 기회였다. 참가자들은 물론 강연자들도 더 뜻깊은 시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창권 교수는 “조선시대의 역사를 통해 지금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서 “인문학이 생활에 필요한 학문이며 그래서 더욱 소중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안나미 교수는 “참가자들의 몰입도가 상당히 높고 진지할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질문을 할 수 있도록 주최 측에서 준비해 뜻깊은 강연이 되었다”면서 “아울러 같은 테마를 선정해 저자 2명이 서로 의견을 나눌 수 있어서 질문에 대한 답변이 더욱 풍부했다.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꾸준하게 강연회를 진행한다면 독자들의 충성도를 더욱 높일 수 있는 리딩 플랫폼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퇴근길인문학수업’시리즈 릴레이 강연회는 오는 12월 12일까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한빛리더스에서 열린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india@sedaily.com



장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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