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지역구 의원 3분의1을 공천에서 배제하는 등 현역 의원 절반가량을 ‘물갈이’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영남권 중진 의원들과 사회적 물의를 빚은 의원들이 ‘컷오프(cut off)’ 대상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당이 내년 총선을 대비해 발표한 인적쇄신안에 따르면 24일 현재 한국당 지역구 의원 91명 중 3분의1가량인 30명 정도가 컷오프 대상에 올라 공천 대상에서 원천 배제된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 사무처는 역대 총선에서의 기준과 사례 등을 검토해 초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컷오프 대상으로 가장 유력한 한국당 의원들은 앞서 김태흠 의원이 ‘용퇴’를 주장한 영남권 3선 이상의 중진 의원들이다. 이들의 지역구는 ‘한국당 간판만 걸고 나가도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이 젊은 정치 신인들을 영입하며 참신성을 강조하는 만큼 이들 중진 의원들은 공천에서 배제되지는 않더라도 수도권 등 공략이 어려운 지역으로의 출마 압력을 거세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5·18망언’ 등 소위 ‘막말 논란’을 일으킨 의원들 역시 컷오프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국회 윤리위원회에 회부됐거나 당 윤리위원회 징계 이력이 있는 경우다. 이들이 또다시 막말 논란을 빚어낸다면 총선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당 청년정책 비전 중 하나로 발표된 ‘채용비리·입시비리 연루 시 공천 원천 배제’ 기준도 당 사무처의 유력 검토 사항으로 꼽힌다. 이외에도 상임위원회와 국정감사 등 의정활동 내용, 본회의 참석률, 당무 감사 결과와 교체지수, 경쟁후보와의 경쟁력 등을 계량화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태로 검찰 조사 대상이 된 의원들에게 ‘공천 가산점’이 부여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지난달 나경원 원내대표는 “정치 저항을 올바르게 앞장서서 한 분들에게 가산점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형평성 문제’ 등과 더불어 당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쇄도했고 이에 황교안 대표는 “가산점과 관련해 생각해본 바가 없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