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신호탄을 쏘고 있는 국내 대형조선 3사(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와 달리 중형조선소들은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선박 발주가 마르면서 일감 부족과 건조량 급감으로 고사 위기에 처한 실정이다.
24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국내 중형조선사들의 수주량은 5척(12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7% 감소한 수치다. 올해 누적 수주량은 17척으로 전년동기(18척)보다 줄었고 2016년(120척)에 비해서는 80% 이상 급감했다. ★관련기사 8면
3·4분기 국내 5대 중형조선소 중 그나마 수주 실적을 올린 곳은 대한조선과 STX조선·대선조선뿐이다. 성동조선 등 나머지 업체들은 수주에 나설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수주를 위해서는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이 시급하지만 정부 정책과 은행 간 ‘온도 차’로 손발이 묶여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올해 초 내놓은 조선업 활력 제고 방안은 소형업체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시중은행들은 조선소라는 얘기만 듣고도 지원을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