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기술이전 9%뿐…'특허 세일즈' 나선 질병관리본부

국립연구기관 특허취득 증가에도

질본, 특허 200건중 18건만 이전

복지부 '기술이전 활성' 용역발주

보유특허 활용방안 찾기 팔걷어

2615A16 저조한 국립보건의료원 특허 활용건수



보건당국인 보건복지부가 장기간 활용되지 않고 있는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 보유특허에 대한 기술이전 활성화 방안을 모색한다. 이에 따라 그동안 다른 국립연구기관과 비교해 매우 저조했던 질본 보유특허의 기술 활용이 촉진될지 주목된다.

25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 8월 ‘질본 보유특허의 가치분석 및 기술이전 활성화 방안’이라는 주제의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현재 연구용역은 한국발명진흥회가 수행하고 있으며, 연구기간은 지난 8월 13일부터 오는 2020년 5월 12일까지 총 9개월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질본 보유 특허기술에 대한 거래 컨설팅 및 평가를 통해 특허기술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또 연구성과 확산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용역을 발주했다”라고 설명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국립연구기관에 대한 정부의 연구·개발(R&D) 투자확대로 연구기관에 소속된 연구원들의 특허는 계속해서 늘고 있지만, 기업에 이전돼 상업화로 이어지는 비율은 기업 및 대학·공공연구기관과 비교해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국립연구기관의 국유특허 보유 건수는 2014년 4,355건에서 △2015년 4,976건 △2016년 5,651건 △2017년 6,267건 △2018건 6,873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특허활용률은 기업이 76.1%, 대학, 공공연구기관이 33.7%에 달하지만, 국유 특허활용률은 21.8%에 불과하다.


특히 국립연구기관 가운데 질본 국립보건연구원의 기술 이전 등 활용 건수는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농촌진흥청과 국립수산과학원 등 주요 연구기관의 국유특허 보유 건수는 전체의 68%, 활용 건수는 전체의 85%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기술이전이 활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농촌진흥청은 국내 특허 3,035건 가운데 955건을 이전해 특허활용률이 31.4%에 달하고, 국립수산과학원의 특허활용률도 국내 특허 474건 가운데 131건을 이전해 27.6%에 이른다.



반면 국립보건연구원은 200건의 국내 특허 가운데 18건을 기술 이전해 특허활용률이 9%에 그친다. 여기에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총 131개의 국내 특허 가운데 활용 건수가 9건으로 특허활용률이 6.87%에 불과해 국립연구기관 중 특허활용률이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물론 질본 국립보건연구원이 보유한 특허의 기술 이전 성과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질본이 지난 2009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신종인플루엔자 특화 ‘신속항원진단검사법’ 진단시약은 별도의 추가 장비 없이 진단키트를 이용해 신종 인플루엔자 감염진단 시간을 기존 6시간 이상에서 30분으로 단축하는 탁월한 성능을 자랑해 쏠쏠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이 진단키트의 기업연관 누적 매출액은 △2013년 34억원 △2016년 78억원 △2017년 170억원에 달한다. 지난 4일에도 질본 보건연구원은 줄기세포를 활용해 결핵에 효과적인 약물을 선별할 기법을 개발하고 신약후보물질(10-DEBC)을 발굴하는 등 학문적인 성과를 인정받아 국제 저명 저널 셀(Cell) 자매지 스템 셀 리포트(Stem Cell Report)에 연구성과가 실리고 특허를 출원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수요에 대한 고려 없이 특허로 출원된 연구가 미활용 특허를 양산하고 있다”면서도 “질본 국가보건연구원이 가진 기술력이 상당한 만큼 보유특허의 기술이전을 활발히 하기 위해 개발자의 직무발명 및 기술이전에 대한 보상 등 인센티브를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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