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지인 강원도 영월에서 세조에게 죽임을 당한 단종의 시신을 수습해 장례를 치렀다고 전하는 엄흥도 후손에게 병조가 1733년 내린 고문서가 국가에 기탁됐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영월엄씨 충의공계 광순문 종친회로부터 엄흥도 관련 완문(完文·관부에서 발급한 문서)과 영월엄씨 족보, 엄흥도의 편지 등 4점을 기탁받았다고 26일 밝혔다. 완문은 가로 205㎝·세로 37.4㎝ 크기로, 엄흥도의 충의를 기려 그의 후손들에게 군역과 잡역을 면제해준다는 내용이 담겼다. 1748년에 편찬된 영월엄씨 족보는 2책으로 구성됐고, 엄흥도 편지는 1464년에 작성된 것이다.
엄흥도는 세조에게 내쳐진 단종이 1457년 영월에서 죽임을 당하자 ‘시신을 거두면 삼족을 멸하겠다’는 세조의 서슬 퍼런 어명에도 불구하고 단종의 시신을 수습해 장례를 치렀다. 엄홍도는 이후 숨어 살다가 생을 마쳤으나, 중종 때 조정에서 충절을 논의해 1698년 공조좌랑, 1743년 공조참의, 1833년 공조참판에 각각 추증됐고 1876년에는 충의공 시호를 받았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문화재를 기탁한 문중에 감사드린다”며 “보존처리와 디지털화 등을 통해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