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9년 은행권 유통수명 추정 결과’를 보면 5만원권 유통수명은 13년 6개월로 추정된다. 1만원권은 이보다 2년 11개월 짧은 10년 7개월이었다.
화폐 유통수명은 신권이 한은 창구에서 발행된 후 유통되다가 더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손상돼 다시 한은으로 돌아올 때까지 걸린 기간을 말한다. 한은은 은행권 표본을 추출한 뒤 유통기간을 추적하는 표본조사 방식으로 조사했다.
5만원권 수명이 긴 이유는 사람들이 집이나 사무실에 두는 비상용 현금으로 고액권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사용 빈도가 줄어 수명이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반대로 물건을 살 때 많이 쓰는 1,000원권과 5,000원권의 수명은 각각 4년 5개월, 4년 1개월로 크게 짧았다.
현금 사용이 줄면서 화폐의 유통수명은 길어지고 있다. 작년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1,000원권은 1개월, 5,000원권과 1만원권은 6개월씩 유통수명이 늘어났다. 5만원권은 작년에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현금을 많이 쓰는 주요국과 비교하면 한국 지폐의 유통수명은 긴 편이다.
일본 5,000엔(약 5만3,800원)권은 1년 6개월, 유로존 50유로(약 6만4,600원)권은 4년 2개월, 미국 20달러(약 2만3,400원)권은 7년 11개월 등이었다. 이에 비해 고액권인 미국 100달러(약 11만7,300원)권은 유통 수명이 15년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