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박영선 장관 앞서 “대통령 만날 수 없나요” 질문한 다문화 국민

다문화국민 80명과 간담회…창업·취업 어려움 호소

불법체류자 문제도 나와…박 장관 “한국 포용적 접근”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27일 서울 종로 네이버파트너스퀘어에서 열린 ‘사장님을 꿈꾸는 다문화 국민과의 대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중기부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27일 서울 종로 네이버파트너스퀘어에서 열린 ‘사장님을 꿈꾸는 다문화 국민과의 대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중기부



“대통령님 만날 수 있으세요?”

27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한 ‘사장님을 꿈꾸는 다문화 국민과의 대화’ 행사가 진행된 서울 종로 네이버파트너스퀘어. 참석자였던 칸쥬베르씨(50)가 박영선 장관에게 한 질문이다. 그는 파키스탄에서 태어나 20년 전 한국으로 귀화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불법체류자를 합법화해달라는 쪽지를 건넨 적이 있다”며 “다들 고향을 그리면서, 결혼도 못하고 20년, 25년 넘게 불법체류자 신세인 분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박영선 장관에게 “(대통령을 만나면) 꼭 전해주세요”라고 강조했다.


이날 다문화 국민 80여명은 한국에서 생활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주노동자의 삶을 다룬 영화 ‘완득이’를 요약한 영상을 본 한 참석자는 눈시울을 붉혔다. 이 영화에 출연한 이자스민 전 의원은 “이주노동자, 장애인 등 우리 사회의 약자만 모여있는 영화”라며 “어렵지만 꿈을 잃지 말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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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에 성공한 다국화 국민들의 성공 스토리도 소개됐다. 2002년부터 베트남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미현씨는 “정말 힘들었는데 열심히 노력해 이제 가게 3곳을 거느린다”며 “처음에는 세금을 어떻게 내는지도 몰랐다. 저와 같은 분들을 돕고 싶다”고 했다. 족발집을 운영하는 조민정 사장은 “(한국인) 남편만 바라보고 한국에 왔다”며 “우리 아들이 ‘베트남 사람이야’라는 말을 안 듣도록 열심히 살고 있다”고 말했다.

청중에서는 현실적인 창업 고민이 쏟아졌다. 한 참석자는 정부의 창업지원 서비스가 외국인에게는 어렵다고 눈높이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협동조합을 만드는 법과 외국인을 위한 전통시장을 보다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태국에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중년여성은 “저는 고향에서 봉제공장을 다녀 봉제일이 자신있다”며 “봉제기술로 창업해 저와 같이 외로운 노인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중기부 산하 소상공인진흥공단에서 진행하는 창업교육프로그램(청년사관학교), 저금리 대출 지원 등을 소개했다. 조봉환 소진공 이사장, 소상공인과 상생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네이버 관계자 등 창업전문가들도 창업컨설턴트 역할을 했다. 불법체류자 문제 해결에 대한 질문에 박 장관은 “불법체류자의 문제는 일자리를 경쟁해야하는 세계 모든 국가에서 일어나는 문제”라며 “한국은 포용적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은 인권변호사였기 때문에 어느 분보다 (불법체류자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짐작한다”며 “다음 간담회는 법무부, 여성가족부 등 관계부처를 모아 어려운 점을 정부가 잘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양종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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