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에볼루션 맨]진보와 보수로 갈린 원시인 충돌기

■로이 루이스 지음, 코쿤아우트 펴냄




‘이 녀석을 제대로 다룰 수 있다는 거냐?’ ‘먹이를 주지 않으면 알아서 꺼져.’ ‘저 녀석이 자기 스스로 먹을 것을 찾아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안 해봤냐?’


불을 두고 원시인 ’바냐‘와 ’에드워드‘ 형제가 심각하게 나누는 대화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동생 에드워드는 어느 날 불을 직접 피우는 방법을 알아낸다. 다른 가족들에게 이를 보여주려다가 산불까지 내고 말지만, 그는 진화에 대한 열망을 불태우며 다른 부족에게도 불 사용법을 알려주려 한다. 반면 형 바냐는 에드워드가 자연의 법칙을 어겼다며 동생과 끊임없이 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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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루션 맨’은 초기 인류의 진화과정을 한 원시인 가족의 삶을 통해 보여준다. 1만 년 전을 그린 소설이 지금 이 순간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불을 놓고 대립하는 형제 간의 말다툼은 진보와 보수의 끊임없는 충돌과 유사하다. 저자는 상상조차 되지 않는 먼 옛날에도 앞을 향해 빠르게 나아가려는 인간과 현재에 안주하고 큰 발전을 불편해하는 인간이 사사건건 부딪쳤을 것이라고 상상한다.

1960년 첫 출간 이후 제목을 바꿔가며 6번이나 개정판을 낸 책으로, 원작의 코믹함과 풍자를 살리되 현대적인 번역과 시선으로 다듬어냈다. 1만4,000원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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