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바다에는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질 거라고 합니다. 고래 뱃속에 들어가는 플라스틱으로 고래 인형을 만든 이유입니다.”
지난 27일 울산 폐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사업 설명회에서 만난 울산항만공사 관계자의 말이다. 이를 위해 울산항만공사, 울산지방해양수산청, 사회적기업 우시산, SK에너지, 유엔환경계획 한국협회 등 민관이 손을 잡았다. 500㎖ 페트병 10.5개로는 작은 고래 인형 하나를, 86개로는 큰 고래 인형 하나를 만들 수 있다. 현재까지 고래 인형으로 재탄생한 페트병은 7만9,650개에 달한다.
울산항만공사와 울산지방해양수산청이 울산항에서 배출되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거하면 우시산은 이를 고래 인형, 에코백, 파우치, 티셔츠 등의 상품으로 만든다. SK에너지는 해당 사업을 홍보·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유엔환경계획 한국협회는 이를 국내외에 전파한다. 경력단절여성과 노인들이 제품을 만드는 만큼 상품이 잘 팔리면 취약계층 일자리 또한 늘어난다.
지난 4월 시작된 프로젝트는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변의현 우시산 대표는 “인터넷에서 고래 인형이 너무 많이 팔려 현재 재고가 없다”며 “급히 인형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크라우드 펀딩은 현재 같은 주제로만 네 번째 진행됐을 정도로 호응을 얻었고 실제 우시산 매출도 지난해 4배가량 늘었다. 직원수도 지난해 8명에서 올해 12명으로 증가했다.
이 프로젝트는 싱가포르 항만청 등 해외에서도 친환경 우수 사례로 호평을 받고 있다. 울산항만공사가 지난 10월 동참을 요청하자 싱가포르 항만청은 “좋은 아이디어”라며 협력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울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아시아 최대 항만을 보유한 싱가포르와의 협력이 성사되면 더 많은 참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산=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