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홍콩 인권법 후폭풍에 外人 또 썰물…코스피 1.45% 급락

미중 무역협상 타결 불확실 우려

외인 4,517억 매도 17거래일째 '팔자'

선물까지 던져...투자심리 급속 위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홍콩 인권법 서명 후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타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면서 코스피지수가 급락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신흥시장(EM) 지수 재조정 여파가 여물기도 전에 외국인들은 현물뿐 아니라 선물시장까지 매도세를 확대하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5%(30.64포인트) 내린 2,087.96포인트에 장을 마감했다. 전일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인권법안’에 서명을 한 뒤 중국 정부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지만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 연휴 등의 이유로 시장을 달랠 만한 반응이 나오지 않으면서 오히려 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됐다. 결국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타결에 대한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외국인 투자가들을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됐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지수는 외국인들의 매도 물량 공세로 급락한 모습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4,434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세 번째로 많은 4,517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17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애초 홍콩 인권법 이슈가 크게 영향을 주지 않으리라고 봤는데 중국의 인민해방군 진군 가능성 보도까지 나오면서 외국인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며 “우리뿐만 아니라 홍콩과 외국인만 거래하는 중국 B주 지수도 급락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중국 B주 지수는 오후2시 기준 전 거래일보다 3.98% 하락했고 홍콩항셍지수도 2.61% 내렸다.





특히 악화된 투자심리에 추수감사절 연휴가 끝나는 다음주 초까지는 미국 정부의 반응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 그리고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는 월말이라는 시기까지 겹치면서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확대됐다. 서정훈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달러 수요가 증가하는 월말에다 연휴까지 겹치면서 달러를 확보해야 하는 외국인들이 매도 포지션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홍콩과 한국 등 상대적으로 유동성 확보가 용이한 시장에서 달러 확보 움직임이 컸고 이는 이날 외환 시장에서도 원화 약세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외국인들은 현물 매도, 선물 매수라는 기존 태도와는 달리 선물시장에서도 7,538억원을 순매도하면서 달러를 확보했다.

다음주 초가 관건이다. 미 정부가 홍콩 인권법 서명이 미중 무역협상 타결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보인다면 투자심리는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협상 진전, 경기 개선, 미중 관세부과 연기 등이 나와야 외국인 매도가 멈추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호·양사록기자 junpark@sedaily.com

박성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