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2.0%로 또 내렸다. 지난해 1월 2.9%로 처음 제시한 후 여섯 차례에 걸쳐 하향 수정한 것이다. 지난 7월(2.2%)과 비교해서는 0.2%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들어서만 네 번째 하향 수정한 것으로 그만큼 경기하강 속도가 가파르다는 것이다. 올해 성장률이 2.0%에 그칠 경우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 된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실물경기 진단을 잘못해 수시로 전망치를 바꾸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관련기사 5면
이주열 한은 총재는 2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것은 당초 예상보다 수출과 투자 회복이 지연되고 소비 증가세도 둔화된 점을 반영한 것”이라며 “내년 전망치가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보면 우리 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강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내년 잠재성장률은 2.5~2.6%다.
한은은 국내 경제에 대해 건설투자 조정과 수출·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 증가세가 약화되면서 성장세 둔화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진단했다. 내년 성장률은 2.3%로 제시하며 7월(2.5%) 보다 0.2%포인트 낮춰 잡았다. 한은은 “내년 중 국내 경제는 건설투자 조정이 이어지겠지만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소비 증가세는 완만하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날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1.25%에서 동결했다. 금통위원 7명 중 신인석 위원이 ‘금리 인하’ 소수 의견을 냈지만 7월과 10월의 금리 인하 효과를 당분간 지켜보자는 의견이 대세를 이뤘다.
한은은 취업자 수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올해와 내년 각각 28만명, 24만명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0.4%에서 내년 1.0%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