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 친정 어머니가 암 투병 중일 때 첫 아이를 낳고 육아 휴직 중이었어요. 갑자기 회사에서 인사담당 최고 책임자(Head of HR)를 맡아달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육아휴직을 모두 사용하고 복직과 동시에 승진했습니다. 바로 이게 스웨덴의 기업 문화입니다.”
스웨덴 키스타시에 위치한 에릭손 본사에서 만난 앤나 카린 사무엘슨 에릭손 스웨덴 인사담당 부사장은 스웨덴의 육아휴직 문화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 같이 밝혔다.
사무엘슨 인사담당 부사장은 육아휴직 중 인사담당 최고 책임자로 승진했지만 또 다른 이직 제안을 받고 더 좋은 조건으로 다른 회사로 옮겼다. 그녀는 에릭손에 입사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는다.
사무엘슨 부사장은 “스웨덴 사람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그렇기에 에릭손은 스웨덴에 근무하는 임직원이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정부 지원 외에 6개월 동안 추가 지원해 월급의 90%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만약 육아휴직자의 월급이 정부가 지원하는 육아휴직 월급여액 상한선을 웃돌게 되면 실제 월급의 90%까지 맞춘다”며 “만일 회사가 임직원의 육아휴직 급여를 비용이라고 생각하고 이들에 대한 지원에 소홀할 경우 언제든지 회사를 떠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에릭손에서는 고위직에 있는 임원, 팀장, 입사한 지 수 년 밖에 되지 않은 직원까지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한다”며 “육아휴직은 스웨덴에서 광범위하게 확산된 보편적인 기업과 사회적 문화다”라고 강조했다. 에릭손 그룹 임직원의 평균 근무연수는 12년으로 10년 남짓한 스웨덴 기업의 임직원 평균 근무연수보다 길다. 그는 “육아휴직 이후에 재택근무나 유연근무제를 가급적 허용하는 것도 인재를 놓치지 않기 위한 투자”라고 전했다./키스타=김상용기자 kim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