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라떼파파가 세상을 바꾼다] 등교 챙기는 佛 아빠...男참여형 육아로 'EU 최고 출산율' 자랑

<4>프랑스

숙제 봐주고 저녁식사 준비까지

부부간 공평한 가사·육아 분담

他국가보다 파격적 지원 없지만

일·가정 양립에 1.9%선 출산율

프랑스에서는 남성의 육아 참여가 문화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파리에 거주하는 올리비에 데르브씨가 아들 윌리엄의 과제를 살펴보고 있다./사진=김상용기자


#초등학교 3학년인 아델은 매일 아침 등교 시간에 아빠의 손을 잡고 집을 나선다. 아빠인 니콜라씨 역시 매일 아침 출근길에 아델과 함께 학교 정문 앞까지 같이 걸어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니콜라씨는 에꼴띄빠끄 초등학교에 도착하자 다른 아빠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그는 초등학교 등교 마감 시간인 8시에 학교 정문이 닫히는 것을 확인하고 한 무리의 아빠들과 함께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니꼴라씨는 오후 6시경 집에 도착해 아이들의 숙제를 점검하며 저녁 식사 준비를 시작했다. 방송사에 근무 중인 아델의 엄마 셀린은 저녁 8시경 집에 도착해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며 하루를 마감했다.

프랑스가 유럽연합(EU)에서 가장 높은 출산율을 보이는 것은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경제 지원이나 남성에 대한 육아휴직 보장 등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남성의 육아 참여 문화로 요약된다. 부모가 각각 서로 다른 근무시간을 활용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EU 최고의 출산율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였다. 실제 대다수 프랑스 가정은 엄마가 아침 일찍 출근하고 아빠는 아이의 등교를 돕고 나서 출근한다. 일찍 출근한 엄마가 일찍 퇴근해 학교를 마친 아이를 집에 데려오면 아빠는 늦은 출근 시간만큼 더 일을 하고 퇴근한다.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에꼴듸 빠끄 초등학교 앞에서 아이의 등교를 돕고 있는 아버지들의 모습./사진=김상용기자


◇EU 최고의 출산율을 자랑하는 프랑스=프랑스의 합계 출산율은 1976년 2.01명을 기록하는 등 1970년대 초까지 2명을 웃돌았다. 합계 출산율이 2명이라는 것은 여성이 평생 두 명 이상의 아이를 낳았다는 의미다. 프랑스의 합계 출산율은 이후 지속적인 하락하다가 30년 만인 2006년 다시 2명에 도달했다. 하지만 2008년(2.01명)과 2009년(2명), 2010년(2.03명), 2011년(2.01명) 2012년(2.01명) 2014년(2.01명)을 기록한 이후 2015년부터 다시 1.96 ~ 1.88명으로 다소 주춤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여전히 프랑스의 출산율은 한국의 두 배에 달한다. EU에서도 독보적인 출산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꾸준한 육아정책으로 저출산 위기 벗어나=프랑스의 합계 출산율을 1963년 2.89명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아이를 낳지 않는 분위기에 합계 출산율이 1994년 1.73명까지 떨어졌다. 저출산에 위기감을 느낀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출산 육아정책에 힘입어 상승 반전을 꾀하고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자녀 교육비 전액 지원과 임신부터 출산, 불임 치료 등 모든 비용을 국가에서 전액 지원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출산 수당과 양육수당 등을 통해 자녀를 가진 가정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시작했다. 특히 결혼과 동거를 통해 출산을 경험하는 가정뿐만 아니라 미혼모와 미혼부에게도 같은 혜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주목할 점은 프랑스의 출산 및 육아정책이 다른 유럽 국가와 비교할 때 파격적인 것은 없다는 점이다. 여성과 남성의 출산 휴가는 각각 16주와 2주로, 정부가 월급 100%를 보존해준다. 다만 휴직 급여의 최대치는 매달 3,311유로에 불과하다. 육아휴직 역시 여성의 경우 아이가 3살이 되기 전까지 최대 3년을 사용할 수 있지만 매달 지급되는 육아휴직 급여는 396유로에 그친다.



물론 여성이 시간제 근로로 주당 근무시간의 절반을 채울 경우 지급액은 256유로로 낮아진다. 현재의 출산 및 육아휴직정책만으로 프랑스의 높은 출산율을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남성 참여형 육아 문화가 버팀목=프랑스 출산·육아 전문가들은 프랑스의 높은 출산율의 비결로 남성 참여형 육아 문화를 지목한다. 베로니크 세이에 프랑스 가족계획운동본부(비영리단체) 공동대표는 “불과 30~40년 전만 해도 프랑스는 남녀평등이나 부부간 공평한 가사분담과는 거리가 멀었다”며 “하지만 10여 전부터 남녀의 가사 분담과 육아 분담이 확산 되면서 프랑스만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부모가 공동으로 육아를 분담하면서 각자의 직장 경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회발전과 안정적인 출산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부모 모두에 의해 양육을 받은 아이들이 자라서 성인이 되면 양육 분담은 더욱 가속화되고 일과 가정의 양립도 지속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리=김상용기자 kimi@sedaily.com



김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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