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얇은피' 만드는 해태... 만두명가 위상 찾나

0.65㎜ 두께...'수제만두' 표방

찰감자 전분 사용해 쫄깃함 살려

CJ제일제당·풀무원 2强 체제 속

해태, 신제품으로 만두전쟁 가세




냉동만두 전쟁 2라운드가 본격 시작됐다. 이번엔 ‘속’이 아닌 ‘피(皮)’ 전쟁이다. 지난 2015년 CJ제일제당이 비비고 만두를 출시하면서 20여 년 간 무적의 1위였던 해태 고향만두를 쓰러뜨린 사건이 1라운드였다면 풀무원·동원F&B, 해태가 2위를 다투는 이번 전쟁은 2라운드라고 부를 만하다.

해태제과는 3일 신제품 ‘속알찬 얇은피 만두’를 출시하고 얇은 피 만두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해태 고향만두는 1987년 출시돼 20년간 50%가 넘는 시장점유율로 국내 만두 시장을 지배했으나 비비고 출시로 국내 만두 업계는 지각변동을 겪었다. 이번 얇은피 만두는 만두 명가 해태의 설욕 카드다.


국내 만두 시장은 현재 CJ제일제당 비비고가 시장 점유율 50% 가깝게 차지한 가운데 2위 자리를 놓고 나머지 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올해엔 풀무원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풀무원은 지난해 시장점유율 10%로 4위였으나 올해 초 내놓은 ‘얇은피 꽉찬 속 만두’가 메가 히트를 기록해 시장점유율 20.8%의 2위로 올라섰다. 현재 3위는 해태, 4위는 동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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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풀무원 뿐만 아니라 CJ제일제당 ‘비비고 군교자’, 동원F&B ‘개성 얇은피 만두’ 3종, 신세계푸드 ‘올반 랍스터 인생 왕교자’ 등 각 업체의 신제품이 쏟아져 나왔다. 만두 업체들이 이처럼 신제품 각축전을 벌이면서 냉동만두 시장 자체도 지난해 4,500억원 규모에서 올해 5,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냉동만두 시장이 커진데다 만두는 소비자의 특정 제품 충성도가 높이 않은 제품이라 업체들의 각축전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태제과가 얇은피 만두 시장에 뛰어든 것은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통해 만두 명가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다. 속알찬 얇은피 만두는 제조 과정에 사람의 손길이 상당히 들어가는 ‘반(半) 수제만두’ 콘셉트를 들고 나왔다. 고기와 김치 2종이며 피 두께는 0.65㎜로 대단히 얇다. 피가 접히는 부분을 안으로 말아 넣어 식감과 시각 효과를 살렸다고 해태제과는 설명했다. 또한 타피오카 대신 찰감자 전분을 사용해 피의 투명도를 높이고 수분 함량을 높여 쫄깃한 느낌을 더했다.

왕만두의 경우 중량이 무거운 만큼 만둣국, 군만두, 찐만두 등 다양한 조리과정에서 생기는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얇은 피가 이 압력을 견뎌내야 한다. 해태제과는 이 같은 난제를 만두 명가 특유의 기술력으로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태제과는 작업자의 수작업이 수반되는 반수제 공법을 택해 생산성은 30% 가량 하락했지만 뛰어난 맛을 구현해 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주문 물량도 평소 만두 물량의 2~3배에 이른다”고 말했다.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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