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재계 3·4세 경영시대, 실적으로 인정받아야

수년간 대기업을 이끌던 회장과 대표이사 등이 물러나고 창업주 3·4세대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3일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임기가 2년 이상 남았지만 용퇴를 결정했다. 후임 회장은 허 회장의 막냇동생인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이 맡아 그룹을 이끌게 됐다. 특히 허창수 회장의 외아들인 허윤홍 GS건설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4세 경영이 본격화됐다. 김승연 한화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전무도 2일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재계에서는 김 부사장이 화학계열사 전반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LS 인사에서도 고(故)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남인 구본혁 LS니꼬동제련 부사장이 예스코홀딩스 대표로 선임돼 3세들 중 처음으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다. 앞서 4월 한진 3세대인 조원태 회장은 고 조양호 전 회장 별세 후 회장에 취임했다. LG는 지난해 LG가(家) 4세인 구광모 회장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져 ‘뉴LG’ 작업이 한창이다. 이미 경영 전면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등까지 포함하면 재계는 3·4세 경영시대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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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젊은 리더가 필요한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 흐름이다. 최근 전면에 등장하는 3·4세들은 디지털 전환 등에 대처할 수 있는 경영 마인드와 글로벌 감각을 갖추고 있다. 폭넓은 경영수업을 받은 점도 장점이다. 하지만 이게 성공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최근 기업 경영여건은 미중 무역갈등에다 제조업 경쟁력 약화 등으로 어느 때보다 힘든 상황이다. 대기업에 대한 사회 인식도 예전 같지 않다. 창업자의 후광을 등에 업은 3·4세 경영자들에 대한 시선도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이런 시선을 불식하는 길은 오직 실적을 통해 경영능력을 인정받는 것뿐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디지털 혁신이 요구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리더십과 도전정신이 절실하다. 3·4세 경영자들이 선대의 기업가정신 DNA를 살려 실력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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