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오늘 이재용 '양형 재판'… 손경식 회장 증인 여부 결정

삼성, 뇌물 수동성 강조해 집유 유지 전략

특검은 삼바 수사자료 반박 증거로 낼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국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오늘 대법원 파기환송 후 세 번째 재판을 받는다. 이번 재판에서는 양형에 대한 부분을 본격 다투는 만큼 삼성 측은 재산국외도피죄 무죄, 어려운 경제상황 등을 거론하며 기존 항소심의 집행유예 판단을 유지해 달라고 호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관이 재량으로 형을 깎아주는 ‘작량감경’을 끌어내는 전략이다. 반면 특검 측은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분식회계 사건 수사 자료를 토대로 이 부회장의 승계현안 존재를 증명하고 실형 선고의 필요성을 역설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6일 오후 2시5분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등에 대한 파기환송심 세 번째 공판기일을 연다.

이날 공판은 양형 판단을 위한 심리에 집중된다. 특히 삼성 측은 집행유예 판정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이 부회장 뇌물공여 혐의의 수동성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 측은 지난달 22일 두 번째 공판에서도 “승마를 지원한 것은 박 전 대통령의 질책 때문”이라며 “대통령은 기업 활동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라서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다”고 항변했다.


이에 반해 특검은 검찰의 삼성바이오 수사 자료를 묵시적 부정 청탁의 근거 자료로 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바탕으로 이 부회장이 징역형의 엄벌을 받아야 한다는 논리를 펼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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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측이 신청한 손경식 CJ(001040)그룹 회장,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미국의 웬델 윅스 코닝 회장 등에 대한 증인 채택 여부도 이날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의 경우 지난해 1월 박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 1심에 출석해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뜻이라며 이미경 CJ 부회장을 퇴진시키라는 압박을 받았다”는 취지로 증언했던 전력이 있어 뇌물 수동성 입증에 핵심 증인으로 꼽힌다.

재판부의 증인 채택 여부에 따라 재판 일정도 상당 부분 조정될 것이란 분석이다. 법조계에서는 대체로 파기환송심 최종 선고가 내년 2월께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8월29일 삼성이 최씨 딸 정씨에게 제공한 말 세 마리(34억원)의 실질 소유주를 ‘비선실세’ 최서원(개명 전 이름 최순실)씨로 보고 이 부회장 사건을 2심 재판부로 파기환송했다. 여기에 삼성이 영재센터에 제공한 후원금(16억원)까지 이 부회장 승계와 관련이 있는 제3자 뇌물로 판단하면서 이 부회장의 총 뇌물 액수는 원심 36억원에서 86억원으로 무려 50억원이 증가했다.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구속됐던 이 부회장은 첫 번째 2심에서 삼성의 승마지원 용역대금(36억원)만 유죄 판단을 받아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지난해 2월 석방됐다. 하지만 두 번째 2심부터는 뇌물 액수가 50억원을 넘게 돼 최종심에서 형량 증가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액이 50억원을 넘으면 무기징역이나 징역 5년 이상을 선고하게 돼 있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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