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105560)그룹이 6일 이사회를 열어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230만3,617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은행지주가 주주환원을 위해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금리 기조와 각종 규제로 인해 은행 실적 전망이 악화하자 적극적으로 주가 부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KB금융도 글로벌 금융사들에 비해 저평가 받고 있는 국내 금융사들의 디스카운트 요인을 해소해 투자매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소각되는 자사주는 이미 보유 중인 2,848만주의 일부로 총발행 주식 수에 0.55% 수준이다. 소각 예정일은 오는 12일이다. KB금융의 한 관계자는 “저금리·저성장 영업환경에서 은행의 성장성 한계와 수익성 개선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KB금융은 지난 9월 말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이 15% 이상이고 보통주자본비율은 14%를 크게 웃도는 등 금융권 최고 수준의 자본력을 유지하고 있어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KB금융은 2016년 업계 최초로 자사주를 매입해 현재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약 1조4,000억원대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자본비율 산출 시 보유 중인 자사주는 자기자본에서 차감하고 있어 이번 자사주 소각이 자본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 한편 글로벌 금융사들의 평균 주주환원율은 미국이 100% 수준을 넘고 호주·대만도 60~70% 수준이다. 반면 국내 은행지주의 경우 30%에도 못 미쳐 은행주 투자매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지적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