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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경제]트럼프 "방위비 안 올리면 무역보복"...韓 영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을 겨냥해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면서 방위비와 무역 문제의 연계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방위비를 제대로 내지 않는 나라들에는 통상 공세를 가하겠다며 어른 것인데요. 나토 회원국들을 향한 발언이긴 합니다만, 우리도 미국과 방위비 분담금을 놓고 씨름하고 있는 터라 미국의 공세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없지 않습니다.

미국이 한국에 꺼낼 수 있는 조치로는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가 있습니다. 앞서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일본, 유럽연합(EU), 한국 등 외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을 추진해왔습니다. 당초 미국은 지난 5월 17일 결정을 내릴 계획이었지만,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 명의의 포고문을 통해 해당 결정을 180일 연기했습니다. 지난달 13일로 예고한 시한이 만료됐지만 여전히 결정을 내리진 않고 있습니다.


실현 가능성은 미미하지만 무역확장법 232조가 철강 부문에 다시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2일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환율시장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부과를 재개하겠다는 방침을 기습적으로 밝힌 데 따른 것인데요. 앞서 미국은 지난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미국이 수입하는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는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철강 완제품 평균 물량의 70%로 수출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를 수용하는 대가로 고율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한국 역시 쿼터제를 받아들이면서 추가 관세를 피했으나 미국의 이 같은 돌출 행동을 보면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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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일단 미국이 정치적 이유로 한국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일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입장이다. 수입차 관세의 핵심 타깃은 EU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통해 자동차 분야에서 양보를 얻어냈고 일본과는 새 무역협정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현대자동차 등 민간에서도 현지에 조 단위 투자에 나서는 만큼 미국과의 관계가 나쁘지 않다”며 “추가 관세 관련 발표가 늦어지고 있지만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지 다른 이유는 없어 보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산 철강에 관세를 부과하려는 움직임도 현재까지는 전혀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하네요.

다만 미국이 파괴력이 큰 관세 카드를 여전히 손에서 놓지 않고 있는 만큼 우려는 쉽사리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정치·안보 관련 협상의 지렛대로 관세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죠. 나토 회원국들 앞에 으름장을 놓기 전에도 미국은 시리아를 공격한 터키에 철강 등에 50% 관세를 부과하고 1,000억 달러 규모의 무역협상을 중단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미국이 한국에도 방위비 분담금 대폭 늘리라고 요구하면서 양국 간 파열음이 커지는 상황입니다. 이에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나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를 무기로 압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오는 것 같네요.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정국을 돌파하고 내년 대선 재선 승리를 위해 가용한 카드를 총동원해 성과를 만들려 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미국이 방위비 인상을 위해 관세를 무기화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 행동이 워낙 심한 터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세종=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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