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文대통령. 23일 방중....시진핑 아베와 정상회담 추진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 청두 방문

시진핑 아베와 별도 정상회담 조율중

북핵, 지소미아, 수출규제 현안 산적

靑 "어느것 하나 예단키 어렵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1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4일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3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다고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1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4일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3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다고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3~24일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다. 문 대통령은 방중 기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별도의 양자회담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자 회담이 성사될 경우 시 주석과는 북핵 및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아베 총리와는 강제징용 배상 및 수출규제 해소 문제가 비중 있게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대형 외교 이벤트가 연말에 벌어지는 셈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 및 아베 신조 일본 총리대신과 3국간 실질 협력 방안을 중점 협의하는 한편 동북아 등 주요 지역 및 국제 정세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시 주석 및 아베 총리와의 별도 양자 회담 가능성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조율 중이어서 마무리되면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다시 한번 북미 협상 중재 요청을 받은 문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국을 통한 북한 설득에 나설 수 있을지 외교가의 관심은 집중된다. 북미는 최근 원색적인 비난을 주고 받으며 지난 2017년의 ‘말폭탄’을 재현하고 있다. 북한이 연말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혈맹인 중국을 통해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 찾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양자회담이 성사될 경우, 문 대통령이 베이징을 먼저 방문한 후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리는 청두로 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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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우리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조건부 연장으로 한일 갈등을 임시 봉합한 가운데, 한일 정상이 중국 현지에서 양자 회담을 통해 근본적인 해법을 도출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지소미아가 가까스로 연장되기는 했으나 한일 양국은 핵심 쟁점인 강제징용 배상 및 수출규제 해소에 있어 뚜렷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문희상 국회의장이 추진하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이 한중일 정상회의 전에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느냐도 주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가 일본이 ‘국제법 위반’이라 지적하는 강제징용 해법을 도출해 낼 경우 한일 정상이 톱다운 형태로 산적한 다른 갈등을 처리할 수 있는 외교적 공간이 생긴다.

청와대는 섣부른 전망을 경계하면서 극도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핵 문제 해소를 위한 ‘중국의 역할론’에 대해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해서 그 안에서 얼마만큼 구체적 이야기 있을지는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어느 것 하나 예단하는 것도 굉장히 조심스럽고, 앞을 내다보는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다만 이번 한중일 정상회의가 한반도 정세 변화에 있어 유의미한 자리가 될 것이라는 입장은 내놨다. 고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정상회의에서 최근 한반도 정세를 평가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3국 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 이번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북핵 및 한일 갈등 해법을 찾지 못할 경우 내년 초 우리의 외교 안보 입지는 더욱 험난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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