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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도시] "트렌드만 좇으면 금방 지루해져...오랫 동안 가치 발할 건물 지어야"

김태만 해안건축사사무소 대표

김태만 해안건축 대표김태만 해안건축 대표



“어떤 기업이든 오래가기를 원합니다. 당대의 좋은 것들만 좇아 건물을 지으면 트렌디할 수는 있지만 금방 지루해집니다. ‘이 건물이 기업의 무엇을 상징하겠느냐’를 고민하면서 오랫동안 가치를 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더 넥센 유니버시티’를 설계한 김태만(사진) 해안건축사사무소 대표는 기업들이 건축할 때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그는 “단순히 예산이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공사비를 낭비하지 않고 건축가의 재능을 낭비하지 않으면서 건축주의 필요를 충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떤 기업은 비용을 줄이는 데 집중하는 반면 어떤 기업은 돈이 들더라도 장기적인 가치가 있는 건물을 지어야겠다는 목표를 제시한다. 기업은 오래 유지되길 원하고 건물을 짓는다는 것은 최소 수십년을 가는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회사와 관련된 건물을 지을 때 예산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적은 예산으로 최고의 결과물을 바라다보니 종종 ‘이도 저도 아닌’ 건물들이 나오기도 한다. 김 대표는 “‘싸고 좋은 것’이라는 건 양립하지 않는 가치다. 예전에는 건물은 멋있어야 하고 공사비는 싸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러면 일이 어려워진다”며 “다행히 지금은 ‘예산에 맞춰 그 예산 내에서 잘 짓겠다’는 식으로 인식이 조금씩 바뀌어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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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건물을 지을 때에는 ‘오래가는 건물’을 목표로 하라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트렌드만 좇아 건물을 주문하면 5년 만에 금방 옛날 건물이 되고 만다”며 “건물이 주는 메시지가 있다면 특이하면서도 오래가는 건물이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 회사 직원뿐 아니라 방문객까지 ‘건물을 쓰는 사람들’에게 이 건물을 통해 기업의 무엇을 느끼게 할지를 생각하면 쉽게 지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하려면 건축가를 신뢰해야 한다. 건축가는 설계만 하고 이후부터는 ‘내 맘대로 하겠다’ 이런 식이라면 건물이 주는 가치가 달라진다”며 “완성도 높은 건물을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료 선정부터 완성 단계까지 건축가가 모두 관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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