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경협주가 모처럼 웃었다. 북미 간 대화재개 가능성이 처음으로 거론되며 극적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남북 경협주는 이날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금강산 개발을 주도한 현대아산의 대주주로 대표적인 남북 경협주로 여겨지는 현대엘리베이(017800)터는 이날 전날 대비 3.36%(2,300원) 오른 7만700원에 장을 마쳤다. 금강산 온천과 리조트 운영권을 가진 아난티(025980) 역시 전날 대비 2.44%(250원) 올랐다. 다른 경협주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철도 경협주로 꼽히는 대아티아이(045390)는 전일 대비 3.13%(155원) 상승한 5,100원, 부산산업(011390)은 전일 대비 6.01%(8,500원) 상승한 15만원에 장을 마쳤다. 이 밖에 푸른기술(094940)이 6.6%, 유신(054930)이 6.4%, 에코마이스터(064510)가 5.94% 올랐다.
이날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조만간 방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북미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것이 남북 경협주의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앞서 북한이 지난 7일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중대 시험’을 진행했다고 발표하고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것을 잃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으며 북미관계에서 긴장이 고조돼왔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비건이 오는 15일 방한하고 러시아와 중국이 대북제재 해소 의견을 내는 등 북미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될 수 있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이 반응한 것 같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말 시한을 강조한 상황에서 북미가 서로 발언의 수위를 높여가는 것은 타결을 앞둔 협상 막판 힘겨루기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남북 경협주는 2월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쭉 내리막을 걸어왔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는 올해 연중 고점인 12만8,000원 대비 45% 떨어진 상태이며 아난티의 주가는 연중 고점인 3만1,650원의 3분의1에도 미치지 못한 상태다. 다른 경협주의 주가도 연고점과 비교해 20~50% 하락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