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비건 방한 앞두고...北에 '경고·회유' 양면전략 펴는 美

美유엔대사 안보리서 "도발 말라"

레드라인 위협하는 北에 강력 경고

비건도 "北상황 엄중...단합해야"

판문점서 최선희 접촉할지 주목

北 강력 반발…"美, 날강도적 본성"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11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관련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중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AFP연합뉴스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11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관련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중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AFP연합뉴스



미국이 11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을 향해 도발 가능성을 강력하게 경고하면서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정했던 협상 유효시한인 연말이 다가오면서 ‘레드라인’을 위협하는 듯한 움직임을 계속 보이자 국제회의 석상에서 북한 문제를 공론화하며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을 재개한 것이다. 오는 15일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방한을 앞두고 북한을 비핵화 협상의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경고와 회유 카드를 동시에 흔드는 모양새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의 요구로 안보리 회의가 열린 데 대해 “미국의 날강도적 본성”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북미관계의 극적 반전을 기대하기에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오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은 향후 수주 내에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위협해왔으며 심각한 도발 재개를 암시하는 발표를 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실질적으로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우주 발사체나 핵무기로 미 대륙을 공격하기 위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연이은 발사체 및 미사일 발사가 유엔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또 크래프트 대사는 “북한이 적대와 위협을 멀리하고 대신 우리 모두와 관여하기 위한 대담한 결정을 할 것으로 믿는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안보리는 응분의 행동을 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크래프트 대사는 현장 취재진에도 “북한이 도발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날 회의는 최근 북한의 잇따른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도발 확대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의 요구로 소집됐다. 미국이 북한 문제로 안보리 소집 요구를 한 것은 2017년 12월 북한의 ICBM급 ‘화성-15형’ 발사 이후 2년 만이다.



크래프트 대사는 그러면서도 “우리가 어떤 것을 하기 전에 북한에 모든 것을 하라고 요구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유연할 준비가 돼 있다. 그렇다고 이 문제를 홀로 해결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크래프트 대사의 뉴욕 행보에 비건 대표도 현지에서 공조했다. 그는 안보리 회의에 앞서 안보리 이사국 대표들과 회동한 자리에서 현재 상황이 엄중하다고 평가하면서 유엔 차원의 일치된 북한 압박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적 해법 원칙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15일께 방한한 후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등 북측과 대화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의 유엔 채널을 통한 발언을 거세게 비난했다. 북한은 12일 오후 미국의 안보리 소집에 대해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도끼로 제 발등을 찍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짓”이라며 “우리에게 어느 길을 택할 것인가에 대한 명백한 결심을 내리게 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고 밝혔다. 이어 담화에서 “설사 대화를 한다고 해도 미국이 우리에게 내놓을 것이 없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면서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으며 미국이 선택하는 그 어떤 것에도 상응한 대응을 해줄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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