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이 일본에서 결제한 신용카드 사용액이 지난 8월 이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불매운동과 여행 거부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일본 내 신용카드 사용액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15일 신한·삼성·KB국민·현대·BC·롯데·우리·하나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일본 내 카드 사용액을 집계한 결과 7월 이후 일본 현지 가맹점과 온라인몰에서 결제한 금액은 2,989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4,196억8,000만원과 비교해 28.8% 감소한 수치다. 월별로 보면 8월(606억원) 사용액이 지난해보다 32.6% 감소했고 9월 465억원(-34.5%), 10월 480억원(-40.6%)로 7월 일본 수출규제 이후 불매운동이 확산되자 카드 사용도 꾸준히 줄어들었다. 다만 624억원을 기록한 11월에는 38.3%로 감소폭이 둔화돼 해외여행객이 늘어나는 연말·연초 일본 내 카드 사용에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된다.
일본 내 카드 사용은 한일 갈등 수위가 높아질수록 감소폭을 키워 일본에 대한 국민감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해 한일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8월 마지막주(8월26~9월1일)에는 59.0%로 가장 높은 감소율을 보였다. 미일 정상회담이 있었던 9월 마지막주(9월23~29일)에도 52.3% 급감했다. 당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도널드 트럼트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한국 정부가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여론전에 나선 바 있다. 반면 지소미아 종료가 유예돼 한일 간 협상 가능성이 높아진 지난달 23일 이후에는 감소폭이 줄어들어 35.2%를 기록했다.
한편 카드업계 관계자는 “일본 현지 신용카드 사용액은 여행객뿐만 아니라 주재원·유학생 등이 포함돼 있어 고정적인 사용층을 제외하면 일본 여행객과 일본 온라인몰에서의 사용은 더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