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미중 싸움에 '새우등'…줄서기 강요받는 전세계

中, 화웨이 배제 놓고 獨 위협

美는 일대일로 참여국에 엄포

韓도 '2차 냉전' 운신 폭 좁아져

“독일이 자국 시장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뒷감당할 일이 있을 것이다. 중국 정부가 손 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에 대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위협과 비슷한 이 문장은 우컨 독일 주재 중국대사가 지난 14일 독일 정부를 향해 내뱉은 말이다. 우 대사는 지난해 중국에서 팔린 자동차의 4분의1이 독일차라며 구체적인 대상까지 지적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우 대사의 발언은 화웨이 통신장비가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이용될 우려가 있다며 미국이 각국에 화웨이 보이콧을 촉구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 편에 서지 말라고 독일을 위협한 셈이다. 미중 패권 다툼으로 세계 각국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충돌이 격화할수록 두 나라와의 위치 설정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화웨이가 미국의 공세라면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은 중국에서 시작됐다. 중국이 일대일로 참여를 아시아와 유럽·아프리카 등의 나라에 요구하면서 미국이 반발하는 것이다. 미국은 이탈리아 등에 공개 경고하기도 했다. 그래도 차이나머니의 투자를 바라는 국가들의 기웃거림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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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와 일대일로 문제는 중국과 바로 이웃한 한국에 ‘발등의 불’이다. 그동안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프레임을 유지했지만 더 이상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은 터무니없는 사드 보복을 중국으로부터 당하고 있는 상태다.

니얼 퍼거슨 미 하버드대 교수는 “중국과 미국 관계의 상징적 단어인 ‘차이메리카’는 이미 죽었고 대신 제2차 냉전이 시작됐다”며 “내년에 당장 제2차 한국전쟁이 발발하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냉전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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