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최근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 1위 ‘배달의 민족’의 매각과 관련해 “한 단계 도약을 위한 모험적 투자”라며 “공유경제 특징은 글로벌화하지 않으면 나중에 도태된다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박영선 장관은 16일 대전 성심당에서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뽑힌 대표들과 만찬을 하고 기자들을 만나 배달의 민족 매각과 관련한 질문에 “김봉진 대표(배달의 민족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며 “김 대표는 디에이치(DH·배달의 민족을 인수하는 독일업체인 딜리버리히어로의 약칭)의 경영진 최대주주 겸 아시아 사업을 담당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경영 지위를 지킨다는 점에서 매각 보다 투자의 측면을 봐야한다는 해석이다. 이어 박 장관은 “공유경제 특징이 글로벌화하지 않으면 이후에 도태된다는 것”이라며 “(이번 투자가) 성공한다면 (우아한형제들은) 해당 업계를 상당 부분 석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DH는 지난 13일 우아한형제들을 약 4조5,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인터넷 기업의 인수합병(M&A) 중 역대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이처럼 인수가격이 치솟은 이유는 배달의 민족의 가치 때문이란 분석이다. DH는 세계 43개국에서 온라인 음식배달 서비스를 운영한다. 이 시장에서점유율 1위(배달의 민족), 2위(요기요), 3위(배달통)를 거느리게 됐다.
그동안 김 대표는 지난달 중기부의 스타트업 최대 행사인 ‘컴업’ 조직위원장을 맡는 등 민관 스타트업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해왔다. 배달의 민족 매각으로 인해 유니콘(시장 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국내 유니콘 수는 11곳으로 10곳으로 감소할 예정이다. 중기부는 이들 유니콘을 스타트업·벤처기업의 마중물로 삼고 있다.
박 장관은 “김 대표는 매각 결정이 알려지기 전, 결정이 된 날 여러 부분을 저와 상의했다”며 “(김 대표에게) 국민 정서를 감안해 브랜드 이미지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배달의 민족이 독일기업으로 인수되면서 배달 앱 시장의 독과점과 이로 인한 서비스 가격 인상과 같은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독과점을 판단할 공정거래위원회의 역할과 관련해 박 장관은 “공정위가 판단할 때까지 지켜봐야 할 사안”이라며 “이 문제로 아직 공정위와 논의한 적은 없다”고 전했다.
/대전=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