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한솔 '주주추천 공모제' 도입…재계 확산 촉각

삼성전자 '무노조 원칙 포기' 등

대기업들 지배구조 개선 움직임

일각 "후보 난립 가능성" 우려도




한솔홀딩스가 지배구조 선진화와 주주 소통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후보 추천공모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한솔홀딩스는 주주들 대상으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받는 ‘주주추천공모제’도 시행한다. 범삼성가인 한솔의 이번 조치는 삼성전자가 80년간 이어온 ‘무노조 경영’ 원칙을 포기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재계에 ‘주주추천 이사제’ 도입 등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다양한 대책들이 확산되는 신호탄으로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한솔홀딩스는 이사회를 열고 사외이사 후보추천 절차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이사회 내 별도 위원회로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사추위는 사외이사 선임원칙을 정하는 한편 주주총회에서 선임할 사외이사 후보를 검증하거나 추천하는 역할을 맡는다. 사외이사 후보 자격으로는 회사가 정한 사외이사 선임원칙에 부합하고 특히 금융·경영·경제·법률·회계 등의 분야에 충분한 실무 경험 및 전문 지식은 물론 사외이사 직무를 수행하기에 적합한 윤리의식 등을 보유한 자에 한해 상법 및 상법시행령 등 관계 법령에서 요구하는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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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대목은 주주들로부터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받는 주주추천공모제도 시행한다는 점이다. 사외이사 후보 주주추천공모제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 기회를 일반 주주에게도 제공함으로써 지배구조 투명성과 주주 대표성을 강화하려는 조치로 평가된다. 국내에서는 신한금융지주를 비롯해 현대자동차 등 일부 기업에서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주주추천 사외이사의 경우 노조 등이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친노조 성향의 인사를 전략적으로 추천할 가능성이 높아 노조의 경영 입김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가 무노조 원칙을 포기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범삼성가인 한솔홀딩스도 주주추천공모제 도입 의지를 전격 밝히면서 다른 기업으로도 도입이 확산되는 트리거(방아쇠)가 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한솔홀딩스 측은 회사에 노조가 없고, 임직원의 경우에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도 사외이사 추천권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재계 관계자는 “내부 의사 결정 과정에서 주주를 중시하고 소통을 넓히겠다는 행보로 보인다”면서도 “이번 조치가 확산되면 노조가 있는 회사의 경우에는 노조의 경영개입과 후보난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성노조가 많은 대기업의 경우 노조가 경영에 개입하면 사내복지 강화 등에 매몰돼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솔홀딩스는 사외이사후보 추천공모와 관련한 자세한 일정과 내용은 내년 1월 이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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