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자회사CEO 대거 연임...조용병 2기 '안정'에 방점

[신한금융 CEO 인사]

임영진 카드 사장 등 7명 유임

DS 이성용 사장만 신규 선임

조용병 "은행·카드 투톱 세워

금투·생보로 비이자수익 강화"

임기내 '일류 신한' 완수 속도




연임에 성공한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2기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선은 ‘안정과 성과’로 요약된다. “성과와 역량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조 회장의 인사 원칙이 반영된 셈이다. 앞으로 신한금융은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연임에 성공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을 투톱으로 앞세우고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생명 등의 실적 확대를 통해 비이자 수익을 증대하는 한편 글로벌·디지털 전략을 강화해 공격적인 신시장 개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의 연임 일성인 ‘일류 신한’을 임기 내 완수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은 19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개최해 올해와 내년 초 임기를 마치는 계열사 CEO 8명 가운데 7명을 연임시켰다. 임영진 사장과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 서현주 제주은행장, 김영표 신한저축은행장, 배일규 아시아신탁 사장, 김희송 신한대체투자운용 사장, 남궁훈 신한리츠운용 사장이 모두 연임됐다. 신한DS 사장만 이성용 신한금융 미래전략연구소 대표가 신규 선임됐다.

이날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조 회장은 “어려운 업황에서도 은행과 카드가 중심을 잡고 가야 한다”며 “카드와 은행을 중심에 두고 신한금투와 신한생명이 돌격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까닭에 금투에 증자를 단행했고, 생명에는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인수합병(M&A)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신한금융은 지난 7월 6,6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신한금투에 자금을 수혈했고 오렌지라이프를 2조2,989억원에 인수한 후 비은행 부문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자회사 CEO들이 대부분 연임되면서 조직의 ‘안정’에 힘을 실었다. 아울러 ‘성과’에 방점을 찍으며 최고 실적을 기록한 계열사 CEO들을 대거 연임시켰다. 급격한 변화보다 내실을 다지며 성과를 계속 높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조 회장은 은행과 카드의 중요성 역시 강조했다. 그는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면서도 은행과 카드가 투톱이 돼야 한다”며 “아무리 어려운 업황에도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3월 임기를 시작한 진 행장은 성장의 ‘키맨’이 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은행과 함께 다시 전면에 나서는 신한카드는 임 사장이 2017년 선임된 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임 사장은 취임 이후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자동차 할부금융 등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나서며 3·4분기에 1,398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23.1% 급증한 실적으로 누적 순이익도 전년 대비 3.9% 증가한 4,111억원을 기록해 업계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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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사에서는 리스크 관리 역량을 높인 점도 특징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아태지역국 수석조사관 출신이자 재정경제부 경제자문관과 삼성전자 미래전략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을 역임했던 이건혁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이 신한 미래전략연구소장으로 내정됐다. 자산운용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JP모건 등에서 채권 운용을 담당했던 박태형 한국투자공사(KIC) 상무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디지털 부문의 인사를 보강해 디지털 전환 속도도 높인다. 새로 선임된 이성용 신한DS 사장은 베인앤컴퍼니 등 글로벌 컨설팅펌 한국 지사장을 역임한 바 있는 등 신한 디지털 전략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적임자로 꼽혔다. 그룹 디지털 전략을 총괄했던 조영서 본부장 역시 신한DS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그룹 전체의 디지털 실행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조 회장은 글로벌 진출에도 더 힘쓸 방침이다. 베트남 현지 외국계 은행 1위 사업자로 도약한 신한베트남은행과 같이 현지화를 통해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신한금융 글로벌 사업부문 이익은 전체 순이익 중 10%를 넘어섰다. 그 결과 조 회장 취임 직전이던 2016년 27.6% 수준이던 그룹 전체의 비이자 이익 비중은 올해 상반기 30.9%까지 상승했고 은행의 글로벌 손익 비중도 같은 기간 9.2%에서 13.4%로 확대됐다.

한편 조 회장은 2기 CEO 인선을 마치며 ‘일류 신한’을 키워드로 한 ‘2020 스마트 프로젝트’ 2.0 버전을 가다듬고 있다. 2020년까지 모든 계열사가 각 업권에서 1위에 오를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취지의 스마트프로젝트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내년 1월 열리는 신한경영포럼에서 ‘2020 스마트 프로젝트’ 2.0 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송종호·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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