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트자산운용이 태영건설(009410)에 거버넌스위원회를 도입하라고 요구했다. 태영건설 2대 주주인 머스트자산운용은 지난 8월 경영 참여로 주식 보유 목적을 변경하면서 지배구조를 개편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일 머스트자산운용은 “현 시점은 태영건설이 거버넌스위원회를 도입할 적기라고 판단한다”고 공시했다. 이어 “태영건설은 공정거래법 상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해당하는 태영건설그룹 내 지주회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현재 태영건설을 비롯해 자회사들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그룹 내 지배구조에서 중대한 의사결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거버넌스위원회란 주주가치와 권익을 보호하고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사내 조직이다. 현재 SK, 한진칼,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이 거버넌스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태영건설의 지배구조 개편을 전면에 요구한 셈이다. 머스트자산운용은 지난 8월 태영건설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참가’로 변경하며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특히 ‘인적분할과 같은 방식으로 태영건설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라’고 요구했다. 지주사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태영건설 아래 있는 SBS미디어홀딩스 역시 지배구조를 변경해야 한다.
머스트자산운용은 태영건설에 대한 지배력도 강화했다. 지난 9월부터 10여 차례에 걸쳐 장내에서 주식을 사들여 지분율을 15.22%에서 15.85%로 확대했다. 주식 매입에 투입된 비용은 58억원이다. 머스트자산운용은 태영건설의 2대 주주이다. 윤석민 회장 외 특수관계인 4인(38.4%)을 뒤이어 주식이 가장 많다.
기업의 사회적 요구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주주들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관여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오너의 지배력 강화가 아닌 기업의 장기적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국내 주요 투자자들과 기업, 전문가들은 지난 12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창립 총회를 개최하며 향후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