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디자인·승차감·주행감…車원이 다른 '3세대 K5'

전장 길어져 널찍한 공간 확보

음성인식 기능 탑재해 편의 제공

교차로 좌회전때 충돌위험 최소화

운전보조시스템으로 안전성도 UP

고속주행시 풍절음 등은 '옥의 티'




기아자동차의 3세대 ‘K5’가 완전히 변신해서 돌아왔다.

2010년 K5가 처음 등장했을 때 혁신적이고 역동적인 디자인으로 국내 자동차 디자인 판도에 일대 파도가 일었다. K5는 2015년 2세대 모델을 내놓을 때도 디자인을 거의 바꾸지 않았다. 디자인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해 완성도를 높이는 데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출시 10년을 앞둔 3세대 K5는 한 단계 진화한 디자인을 채택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밀린 중형 세단 시장을 살리겠다는 ‘사명’을 짊어졌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깎인 트렁크 디자인, 포르쉐의 파나메라를 연상시키는 완만하게 누운 후면 유리창, 크롬이 휘감아 스포츠 세단의 느낌까지. 흡사 수입차에서 느낄 수 있는 디자인 감성을 한층 더했다. 상어의 껍질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라디에이터 그릴은 스포티함과 미래 지향적이다. 경계를 허물고 라디에이터 그릴 속으로 들어간 헤드램프는 날렵함을 연출했다. 심장 박동수와 비슷한 ‘바이탈 사인’은 역동성을 전해줬다. 이전에 K7 완전변경 모델에서 선보였던 절취선 느낌의 램프도 신형 모델에 적용됐다. 다이내믹한 외관 디자인 덕분에 K5 신형은 사전 계약 물량이 사흘 만에 1만대를 돌파했고, 21일 만에 1만6,000대를 넘어서 기아차(000270)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8세대 쏘나타 사전계약 기록인 5일 1만203대보다도 반응이 뜨겁다. 기아차의 사전계약 물량 중 53%가 30대로 젊은 세대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장이 4,905mm로 전 모델보다 50mm가 길어져 공간을 확보했다. 차 문을 열자 운전석과 조수석을 가로지르는 원목이 눈에 띄었다. 얇아진 송풍구와 탁 트인 12.3인치의 테마형 계기판이 세련된 인상을 줬다. 하지만 대쉬보드에 원목의 느낌을 준 플라스틱 재질이 다소 고급스러움을 반감시키는 듯했다. 재규어와 랜드로버 등에서 쓰이는 로터리식 변속버튼이 살짝 불편해 보이기도 했다.



차를 몰고 워커힐 호텔을 빠져나와 올림픽대로를 통해 파주 헤이리까지 약 120km 구간을 달렸다. 시승 차량은 1.6터보 모델로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0kg·m의 파워를 낸다.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기존에 셀토스, 쏘울 등에 쓰인 1.6 터보와는 달리 연속 가변 밸브 듀레이션(CVVD)이 적용됐다. 스마트스트림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탑재된 1.6 터보 엔진은 이전과 큰 차이를 느낄 수 없다. 다만 평균 속도가 낮은 시내주행에서는 중형세단에서 기대할 수 있는 소음진동 억제(NVH) 성능이 발현돼 정숙성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라면 만족스러울 듯 하다.


K5의 또 다른 경쟁력인 음성인식 명령을 시험해봤다. “시트를 따뜻하게 해줘”라고 말하자 곧바로 알아듣고 온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이런 저런 다양한 명령을 내려봤지만 아주 특이한 내용이 아닌 이상 대부분 알아듣고 시행했다. 마치 자동차와 대화를 하는 느낌이랄까. 올림픽대로에 접어들며 속도를 올렸다. 외부에서 전달되는 배기음이 상당 부분 차단됐다. 정숙성이 우선시되는 중형세단에서는 당연한 선택이다. 다만 속도를 더 높이자 풍절음과 지면과 닿는 타이어 소리가 예상외로 크게 들려왔다. 스포츠 모드로 놓고 가속페달을 밟자 터보엔진이 굉음을 내기 시작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스포츠 세단인 만큼 역동적인 엔진소리를 원하는 소비자 층에 맞춰 조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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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대로를 빠져나와 자유로를 타자 K5 신형에 새롭게 적용된 운전보조시스템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신형 모델에 최초로 적용된 전방 충돌방지 보조기능은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할 때 마주 오는 차량과 충돌하지 않도록 위험을 최소화해준다. 여기에 차로 유지 보조기능, 차로 이탈방지 보조기능 등이 심리적인 안정감을 줬다. 직선도로에서 속도를 내자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빛을 발했다. 가속페달을 밟지 않아도 차량의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줄 뿐 아니라, 앞 차가 속도를 줄이면 자동으로 차간 거리를 감안해 속도를 줄였다.

목적지에 도착해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기능을 테스트해봤다. 차에서 내린 뒤 스마트키를 누르자 차량이 앞 뒤로 움직였고, 어렵지 않게 제어할 수 있었다. 공간이 좁은 곳에 승하차 할 때 매우 유용해 보이는 기능이었다.

약 3시간 정도 진행된 시승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간혹 너무 단단한 승차감에 일상주행에서 불편함을 느꼈던 일부 기아차 모델들과 달리 오랜 시간의 경험이 축적된 중형 세단의 면모를 갖추고 있었다. 기아차 최초로 적용된 공기 청정 시스템도 미세먼지 수준이 ‘매우 나쁨’이었던 이날 시승에 큰 도움이 됐다. 신형 K5는 주행성능을 즐기는 젊은 층부터 편안하고 안전한 주행을 원하는 가족단위까지 폭 넓은 고객을 아우를 것으로 기대된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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